'고리원전 괜찮은 거 맞죠?'..현장 본 여·야 판단 엇갈려
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라?' 불안감 퍼져
2014-08-27 15:35:03 2014-08-27 15:39:30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부산경남지역의 국지성 기습폭우로 인해 고리원전 안전성 논란이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정치권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전날 부산경남지역 피해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급파된 여·야 정치인들 모두 수동 중단된 고리원전을 둘러보고 왔지만 서로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초고령 고리원전이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 한마디로 말하는 사람이 없다. 
 
문제는 고리원전은 이미 수명을 넘겨 폭우가 오면 손으로 직접 가동을 멈춰야 할 정도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원전마피아와 각종 사고에 제때 입을 떼지 못한 정부를 본다면 정부와 정치인들을 못믿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 27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김무성 당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이 고리원전 현장점검을 같이 둘러봤음에도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이인제 의원은 '후쿠시마'에 비유했지만 김무성 대표는 너무 멀리나갔다며 '오바(over)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리원전 가동중단 상황을 세세히 묘사한 이 의원의 설명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의원은 "고리2호 원전을 보니 배수가 전혀 안돼고 있는데 만약 냉각펌프 주변의 전자기기가 침수된다면 중단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냉각펌프가 중단되면 원전폭발 위험이 있다. 원전을 수동으로 급중단하지 않았다면 후쿠시마 사태가 우려된다 주장이다.
 
이 의원의 핵심은 원전이 해일이 덮쳐 물에 잠기더라도 안전해야 하는데 어떻게 지상에 내린 폭우로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느냐는 것이다.
 
김 대표는 말을 아끼는 듯 했지만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보도자료 내용인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다량의 빗물이 유입돼 제어반이 침수돼 일어났을 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가동 32년차 고리핵원자력발전소에 안전성 논란이 끊이없이 불거지고 있다. 고리원전 2호기는 전날 국지성 기습폭우로 인해 처름으로 수동 중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같이 고리원전을 둘러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위험할 수도 있다'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제13차 정책조정회의에서 백재현 의원은 "폭우로 중단됐다는 사실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안전을 위해 가동을 정지했다는 식으로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수없는 사고와 원전마피아들의 비리행위를 봤을때 원전이 안전하다는 정부와 여당의 말을 누가 믿겠냐는 주장이다.
 
논란을 더하는 것은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2호기가 입은 피해를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단순히 '2차 계통이니 괜찮다', '안전을 위해 가동정지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변명만 하고 있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시민단체의 경우는 이번 가동정지 사태를 정확히 해명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부산에너지정의행동 관계자는 "이번 수동정지가 32년차 낡은 설비와 연관된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며 "바다 쪽으로 쌓아놓은 해양방벽 뒤쪽에서 밀려들어오는 빗물에 대해서는 고리 핵발전소가 취약하다는 점을 잘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혹시 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라'라는 뜻일까 두려워 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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