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홈쇼핑에서 가짜로 물품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181억원 가량의 카드깡을 한 일당이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유령회사를 차려 홈쇼핑에서 물품을 거래한 것처럼 허위 결제를 한 후, 홈쇼핑 회사들로부터 거래대금을 건네받아 카드깡을 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박모(43)씨 등 6명을 구속기소하고, 전모(46)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다른 피의자들과 모의해 지난 2011년과 2012년 '카드깡'을 목적으로 한 회사를 설립했다.
박씨는 전씨가 소속된 결제대행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뒤, 전씨 등과 짜고 신용카드를 통한 '허위 거래'를 공모했다. 박씨 일당이 모집한 대출 희망자들의 신용카드로 홈쇼핑을 통해 박씨 회사의 물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결제를 하면, 결제대행업체가 결제 다음날 '미리' 박씨 회사에 대금을 건너는 방식이었다.
결제대행업체는 그로부터 9일 후에 홈쇼핑 업체로부터 대금을 지급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결제대행업체는 수수료를 챙겼다. 전씨는 유통업체의 신사업팀장으로 회사의 수수료 수입만을 목적으로 결제대행업체 역할을 하면서 이번 범행에 가담했다. 실제 결제대행업체는 허위매출 여부와 상관없이 수수료 이득으로 회사 차원의 손해는 전혀 없었다.
박씨 등은 모집책인 김모(40, 구속)씨 등을 통해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집한 후, 이들의 신용카드 정보와 개인정보 등을 이용해 물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홈쇼핑에서 결제를 했다. 이들은 홈쇼핑 업체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매출액의 1%를 공제한 후, 결제대행업체를 통해 판매대금을 지급받았다.
이후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25% 내지 30%를 공제한 금액을 건넸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NS홈쇼핑에서 94억원, CJ오쇼핑에서 87억원 등 181억이 넘는 금액을 '카드깡'을 했다.
이번 범행에는 홈쇼핑 업체 직원들도 가담했다. NS홈쇼핑의 팀장과 MD는 2012년 6월 회사 사무실에서 박씨에게 "매출을 증가시켜달라"는 요청을 하고, 박씨와 카드깡을 공모했다.
이들 직원들은 카드깡업자들에게 현금거래를 통한 허위 매출도 요청하고, 그 대가로 업자로부터 두 차례의 가족 해외여행 경비 전액을 지원 받았다. CJ오쇼핑 내부 직원 공모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범행과 관련해 "카드깡 전문업자, 매출증대에 급급한 홈쇼핑업체, 수수료 수입에 눈이 먼 유통업체 등의 결탁한 신종 카드깡 사범"이라며 "홈쇼핑 업체와 일부 유통업체의 불법적인 외형과장 행위를 시정토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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