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배임·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석채(69) 전 KT 회장이 비자금 조성을 위해 임원별 역할을 정리한 파일을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용관 부장) 심리로 이 전회장의 첫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한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회사 임원들의 역할급(CRA·CEO Recognition Award) 파일을 관리해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
KT(030200) 경영지원실 창고 캐비넷을 압수수색한 결과 임원 급여 통장과 역할급 관련 프로필을 찾았다"며 "임직원에게 역할급을 지급한 후 55%를 돌려받는 것에 대한 비밀 유지를 지시한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과 이나루티앤티 대표는 CEO포럼 등을 통해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로, 피고인이 이나루티앤티 주식을 고가로 매입할 것을 마음먹고 실무진에게 이를 지시했다"며 "피고인은 KT 임원진이 투자 부적합이라고 반대했음에도 매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전 회장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비자금 관련해서 사용 용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동의한다"면서도 "역할급을 지급받은 임원들의 동의 하에 직원들의 격려금이나 경조사비로 사용했으므로 개인 비자금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이 회장은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회사 임원들에게 27억5000만원을 역할급으로 지급하고, 이 중 일부를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됐다.
또 3개 업체의 주식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회사에 103억5000여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참석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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