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던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시장에서는 동부그룹의 위기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당초 동부건설은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매각해 만기 회사채 등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송전선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삼탄이 인수 불가 방침을 통보하면서 기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하지만 동부건설은 자체 보유금과 매출 채권 유동화 등을 통해 회사채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부발전당진 우선협상대상자인 삼탄이 5일 결국 인수를 포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유는 동부발전당진 인수 후 송전선 추가 건설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동부발전당진은 충남 당진시에 580MW급 2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2018년 1월까지 건설해 전력을 생산할 계획으로 한국전력과 지난해 2월 765KV 주송전로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한전과 동부발전당진 계약 이후 산업자원통상부가 765㎸ 주송전로 외에도 345kV의 예비선로 보강을 지시하면서 건설비용 부담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매각이 결렬됐다.
업계에서는 예비선로 설치 구간에 민가가 많아 수천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2018년 발전소 준공 이후에도 345㎸ 추가 송전로 건설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1년까지는 전기를 송전할 수 없어 이에 따른 손해도 발생하게 된다. 삼탄이 270억원의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동부발전당진 인수 불가를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동부발전당진 매각 실패로 당장 동부건설의 회사채 상환에 비상이 걸렸다.
동부건설은 이달 27일 500억원, 11월4일 344억원의 만기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또 11월 중에 2016년 만기인 회사채 500억원에 대한 조기상환 요청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동부발전당진 매각을 전제로 산업은행에서 받은 2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간이 남아 있어 이를 제외하더라도 만기 회사채만 총 1344억원 규모다.
하지만 동부 측은 회사채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500억원의 경우 자체 보유금과 삼탄이 낸 계약금(270억원)으로 상환이 가능하고, 11월 만기 회사채도 동부하이텍 지분(10.21%) 매각과 매출채권 유동화를 통해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은 지난 입찰에서 삼탄에 이어 높은 가격을 써 낸 SK가스가 유력하다. 이외에도 당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GS EPS, LG상사,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도 매각후보군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추가 송전로 문제로 계속해서 매각작업이 지연될 경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일단 인수하고 추후 재매각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진=동부그룹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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