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며칠 앞두고 경제와 정치 등 광범위한 분야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이란 전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스코틀랜드의 독립으로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국력이 쇠약해지거나 경제활동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400만여명의 유권자가 오는 18일에 열리는 국민투표에서 분리·독립을 찬성하는 표를 더 많이 던지면 오는 2016년부터 스코틀랜드는 영국을 벗어난 독립국이 된다.
그런데 독립국이 가결돼도 통화와 부채, 병력 배분 등의 난제를 해결해야해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인 피해와 정치 불안 또한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먼저, 독립 스코틀랜드는 EU와 나토에서 자동 탈퇴돼 재가입해야 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그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 8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스코틀랜드에 회원국 지위를 주기에 앞서 꼼꼼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면에서는 전체 부채에서 스코틀랜드가 얼마나 짊어져야 하는지, 북해에서 발생하는 원유 수익을 얼마나 챙겨야 하는지를 두고 영국 정부와 지리한 논쟁을 이어갈 여지가 충분하다.
아울러 일자리 부족 현상이 가시화될 수 있다. 영토 분리로 고용시장이 줄어든 가운데 비핵화 전략으로 군사 부문 일자리가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다.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은 노르웨이나 덴마크처럼 나토 회원국 지위를 누리되 핵은 제거하길 희망한다. 현재 영국이 보유한 핵잠수함 4대는 모두 스코틀랜드 해군 기지에 정박해있다. 이 시설을 해체하고 기지를 이전하려면 수십억파운드의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 일자리는 모두 사라진다.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에서 한 남자가 독립 찬성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스코틀랜드를 상실한 영국이 입을 피해는 더 심각하다. 영국은 핵잠수함 기지를 둘 지역을 선정하고 그곳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새 해군기지를 짓는데도 엄청난 예산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스코틀랜드와 군 병력과 장비 등을 나눠야 해 군사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또 유럽 최대 투자 대상국의 영예도 사라질 수 있다. 스코틀랜드 이탈로 시장은 줄어들고 불확실성은 커지기 때문에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 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영국은 세계 여섯째 경제국 지위를 상실하고 주요 7개국(G7)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 유엔(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도 위협받을 수 있다.
정치권도 역풍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노동당은 영국 하원에서 59석을 차지하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41석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면 노동당은 집권당 지휘는커녕 목소리도 제대로 낼 수 없게 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마음이 편치 않다. 스코틀랜드를 상실할 경우,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물러나라는 여론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최근 영국의 여·야 의원들은 양팔을 걷어 올리고 분리·독립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캐머런 총리는 "스코틀랜드가 독립된다면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며 "스코틀랜드의 자부심과 애국심,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독립안에 반대표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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