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한국전력 부지 매입이 올해 노사 임금협상의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하면서
현대차(005380)그룹이 추가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은 해마다 계속돼 왔지만 최근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한전 부지를 매입한 현대차가 더이상 비용적 측면을 근거로 노조의 타결을 유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노측 역시 거액으로 매입한 한국전력 부지 매입 저지를 내세우며 통상임금 확대를 더욱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라 올해 교섭과정은 어느 때보다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22일 오후 3시부터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섭을 진행했지만, 20여분 만에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섭에서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는 노조 요구안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노조는 사측의 한전 부지 매입을 이번 요구안의 강력한 명분으로 삼으며 통상임금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노조는 지난 19일 한전부지 매입저지 성명서를 낸 데 이어 이날 사측에 "그간 경영환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상여금 확대 적용 수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전부지 매입을 위해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을 여력은 있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한전부지 매입 전까지는 임금협상과 관련해 노사 양측 간 합의점이 보이는 듯 했지만, 매입 이후 재개된 교섭에서 노조는 협상안에서 조금도 물러설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올해 단체교섭 내내 충분히 인내하며 교섭을 통해 사측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했다"며 "사측의 변화된 제시안이 있을때까지 무기한 교섭을 연기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곧바로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번주에 총 12시간의 추가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오는 23일과 24일 각각 2시간씩, 오는 25일과 26일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맞서는 현대차 역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문제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조합 측에서 통상임금 적용시기에 대해 계속된 요구를 하고 있지만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수 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두 차례에 걸친 노조 부분파업과 특근거부 등으로 지난 8월말 기준 생산량 1만5500대, 매출액 3400여억원의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 주장대로 최근 3년치의 임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할 경우에는 최대 5조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늘어난다는 예측이다. 이를 제외하고도 노조가 요구하는 기본급과 성과급 인상 안이 현실화될 시 추가 비용은 연간 5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노조는 통상임금 확대를 비롯해 ▲기본급 기준 8.16%(15만9614원) 인상 ▲조건없는 정년 60세 보장 ▲주간연속 2교대제 문제점 보완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와 고소고발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지난 협상까지 통상임금개선위원회 신설안을 비롯해 ▲기본급 9만1000원 인상 ▲성과금 300%+500만원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120% ▲사업목표달성 장려금 300만원 등의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22일 2014 단체교섭 23차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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