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005380) 노조가 다시 파업에 돌입한다. 지난달 28일 부분파업을 끝으로 잠정합의안 도출 직전까지 갔던 노사 협상은 한전부지 인수라는 새로운 이슈에 발목잡혀 또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22일 제5차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이번주 총 12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파업은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각각 2시간, 25일부터 26일까지 각각 4시간씩 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이어진다. 노조는 또 이번 주 잔업·특근을 지속적으로 거부함과 동시에 철야농성과 출근투쟁도 함께 벌이기로 했다.
노조가 이처럼 다시 파업을 결정하게 된 것은 현대차그룹이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인수를 확정하면서 부터다. 현대차는 지난 17일 마감한 서울 강남의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에 감정평가액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의 금액을 써내 최종 입찰자로 선정됐다.
앞서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19일 성명서에서 "회사는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요구를 더 이상 회피하지말고 즉각 수용해야 한다"며 "경영환경이 어렵다면서 한전부지 매입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을 여력은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노조 관계자도 "회사는 그동안 협상을 하면서 항상 어려운 경영상황을 강조해왔고 우리는 회사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며 의견차를 좁혀왔다"면서 "한전부지 인수에만 10조5500억원 이라는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통상임금 확대 요구는 전혀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사가 보유한 현금에 비하면 통상임금 확대로 인한 추가 비용은 사실 많지 않은 수치"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가 나흘 간 또다시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회사의 손실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회사는 노조가 지난달 22일과 28일 2차례 벌인 파업으로 차량 1만55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3400억여원의 매출차질이 발생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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