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민청학련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김지하 시인이 국가로부터 15억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배호근 부장)는 24일 김씨와 부인, 장남 등 3명이 "수감생활로 인해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입었다"며 "위자료 35억원을 지급하라"고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김씨 등에게 15억115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수사과정에서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했고 가혹행위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김씨는 또 일반 수용자와 달리 24시간 불이 켜져 있고 감시카메라가 작동하는 독방에서 2년간 수감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야 할 형사사법기관이 조직적·의도적 인권침해를 저지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김 씨는 출소 후 일상생활을 할 때도 감시 등으로 인해 환청·환각·조증 등의 증상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씨의 부인은 결혼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 통지를 받지 못한 채 남편이 수감되는 고통을 겪었다"며 "이 때문에 혼자 자녀를 키우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오적필화 사건에 대해서는 "민청학련 사건과 별도로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와 공소를 제기한 사건이므로 재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김지하 시인은 1970년대 잡지 '사상계'에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시를 게재해 반공법 위반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다. 또 민청학련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혐의로 구속돼 사형을 선고받아 총 6년4개월 간 수감생활을 해왔다.
지난해 재심에서 민청학련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오적필화 사건은 징역 1년의 선고 유예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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