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노조 '동반파업'.."통큰 베팅 노동자에게도"
2014-09-26 19:05:34 2014-09-26 19:05:34
◇추석 이후 재개된 올해 임금협상 당시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지부)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노조가 동반파업에 나섰다. 올해 임금협상의 최대 쟁점인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문제 등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파업 장기화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그간의 접점을 뒤집고 강경기류로 돌아선 데는 사측의 한전 본사 부지 매입이 결정적이었다.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들여 땅을 사들이는 회사의 입장을 비판하며 구성원인 노동자의 요구조건에도 귀를 기울이라는 주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올 들어 여섯 번째 부분파업을 이어갔다. 지난 23일과 24일 각각 2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25일과 26일 이틀 간은 4시간씩으로 파업 수위를 올리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날 현대차 노조 소속 울산공장 1조 근무자 1만3000여명은 오전 10시50분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고, 오후 3시30분부터 근무하는 2조 근무자 1만여명도 오후 7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이어간다.
 
기아차 노조도 지난달 두 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24일과 26일에도 연이어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참여한 기아차 공장 3곳 가운데 광주공장은 24일 1·2조가 2시간씩 파업했고, 26일에는 각각 6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들 노조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확대를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한전 본사 부지의 후유증은 노조에게는 명분이 됐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10조원이 넘는 부동산 투기는 문제 없고, 통상임금 적용 비용 때문에 심각한 경영위기라는 것은 억지논리에 불과하다"며 "사측은 무리한 판단, 무모한 베팅, 무책임한 태도인 '3무'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전부지 인수에서 보여준 통 큰 베팅을 노동자들에게도 보여줘야 할 때"라며 "올해 단체교섭의 끝은 사측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차 노조 역시 '한전부지 매입에 10조원을 넘게 쏟아 붓듯이 상여금 통상임금 확대 적용에 통 크게 결단하라'며 현대차 노조와 보조를 같이 했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세계 선진 회사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의 8%에 해당하는데 현대차그룹은 2%에 불과하다"며 "4조원이면 충분한 매입금을 10조5500억원으로 매입한 것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시 1조원도 안 되는 돈이 들어간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늘어졌다.
 
한편 현대차는 올 들어 이날까지 총 40시간의 파업(잔업·특근 제외)으로 1만6000여대의 생산차질을 빚은 것으로 집계됐다. 손실금액만 3300여억원에 달한다. 기아차도 총 32시간의 파업으로 1만600여대의 생산차질과 18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5일 현대차는 노조에 29일 임금협상을 재개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으나, 아직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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