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국제유가 추락은 어디까지?..90선 붕괴 임박
WTI 가격 91.16달러..22개월만에 최대 낙폭
2014-10-01 13:37:42 2014-10-01 13:37:42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공급 우위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향후 추가 하락을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유가의 90선 붕괴가 임박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WTI, 배럴당 91.16로 마감..22개월래 최대 급락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월물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41달러(3.6%) 하락한 91.16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1월7일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WTI는 지난 6월25일 배럴당 104.44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WTI 가격은 지난 7월 6.83% 급락한 후 8월과 9월에 각각 2.25%, 5% 급락했고 3분기 통틀어서는 13%나 떨어졌다.
 
◇WTI 근월물 가격 추이(자료=investing.com)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2.53달러(2.60%) 내린 94.67을 기록하며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95달러선이 무너졌다. 장중에는 94.24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 6월23일 배럴당 113.81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브렌트유는 8.25% 하락했고 7월과 8월에도 각각 5.64%, 2.67% 내렸다. 
 
◇국제유가 내리막..달러 강세에 공급 초과 전망까지
 
이날 국제 유가의 급락은 달러 강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견고한 미국 경제 회복세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전망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달러 강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3% 상승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준과 ECB의 정책 방향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가파른 강세를 나타냈고 이것이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외에도 유가가 하락 흐름을 걷고 있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공급 우위 전망을 들 수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이 넘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로이터통신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생산량이 전월보다 하루 81만 배럴 증가한 396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2년래 최대치이다.
 
특히 리비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생산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처럼 풍부한 글로벌 원유 공급에 유가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 중이다.  
 
이 밖에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 역시 유가 하락 요인 중 하나다. 이날 HSBC가 발표한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0.2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 50.5에서 낮아진 것으로 3개월 만의 최저치인 지난 8월 수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90선 붕괴 초읽기.."추가 하락 이어진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유가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달러 가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앤드류 윌킨슨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전략가는 "현재 달러화 상승 모멘텀이 상당히 강하다"며 "이것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공급 우위 전망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유가에 상승 동력이 될 만한 여건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40개 글로벌 IB 중 21곳은 연말까지 유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스 클레인만 씨티그룹 전략가는 "향후 10년간은 그전에 있었던 수요와 공급 패턴이 뒤집어 질것"이라며 "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오직 OPEC이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브렌트유는 향후 10달러 정도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스콧 네이션스 네이션스셰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공급 우위 전망은 변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아직 유가의 바닥 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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