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재정위기 빠진 유럽에 투자 확대.."10년간 이어질 것"
"저평가된 자산과 높은 기술력 중국에 유리"
2014-10-07 11:00:03 2014-10-07 11:00:03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지난 2010년에 터진 재정위기로 유럽연합(EU)을 앞다투어 탈출하던 투자자들과 달리, 중국은 EU에 대한 투자 규모를 오히려 늘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도이치뱅크의 조사 결과 지난 2012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대(對)유럽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70억유로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0년 당시에 기록한 61억유로의 4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중국이 EU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다른 곳에 비해 자산 가치가 저평가돼 있어 투자 비용이 저렴한데다 높은 기술력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진국 원자재에 자금을 투입해 오던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선진국의 첨단 기술을 습득하려는 시점에 마침 유럽의 자산 가치가 내려가 투자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틸로 하네만 로듐그룹 전문가는 "유럽 채무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무렵 중국은 인수·합병(M&A) 등의 방식으로 유럽 투자를 비약적으로 늘렸다"며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투자 대상이 바뀔 무렵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 전문가의 말처럼 실제로 지난 2011~2013년까지 3년 동안 EU 내 중국 기업들의 M&A는 30%가 넘게 늘었다. 2008~2010년 사이 4%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미국의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해리티지재단에 따르면 현재 중국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EU 국은 이탈리아다. 올 한 해 동안에만 이탈리아로 유입된 중국 자금은 35억달러에 육박한다.
 
중국의 유럽 투자는 정부가 먼저 나서서 EU 어느 지역에 도로나 건물을 짓는 등의 방식으로 투자의 본을 보이면 민간 기업이 이를 따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EU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유럽 투자경험이 있는 중국 기업의 97%가 몇 년 안에 재투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랴오 쿤 시틱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017년이 되면 중국의 유럽 투자 규모는 2000억유로에 도달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이 거둔 수익의 많은 부분이 유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외국 기업을 규제하는 EU의 노동법, 이민법과 임금 수준, 문화적 차이 등이 중국의 유럽 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폴란드 정부는 중국의 국경 컨소시엄인 엔지니어링 업체 코벡과의 건설 프로젝트에 합의했다가 이 기업의 법령 위반으로 사업 취소 통보를 내린 바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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