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지난달 중국 무역 수지 흑자폭이 사상 최대치였던 직전월 수준에서 소폭 뒷걸음질쳤다. 수출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가운데, 수입도 예상 밖에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는 만큼 수출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직 내수 전망이 불투명하므로 수입 증가 속도는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9월 무역수지 310억달러 흑자..예상 하회
13일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중국 무역수지가 31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월의 498억3000만달러와 예상치 410억달러 흑자를 모두 하회하는 결과다.
이로써 중국의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세부적으로는 수입이 직전월의 2.4% 감소에서 7.0% 증가로 급전환하며 무역 흑자 규모 축소를 이끌었다. 앞서 전문가들은 2.7% 감소를 예상했었다.
수출 역시 15.3%나 늘어나 직전월의 9.4%와 사전 전망치 11.8% 증가를 모두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별로는 9월 중국의 대유럽 무역 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어난 530억9300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과의 무역 규모는 505억1900만달러로 6.7% 개선됐지만, 대홍콩 무역 총액은 11.7% 감소한 390억6000만달러로 기록됐다.
1~9월 성적을 살펴보면,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1%, 1.3% 늘어났다.
◇중국 무역수지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美 경기 회복에 中 수출도 '방긋'
해관총서는 이날 결과에 대해 "중국 정부의 무역 지원 노력과 해외 수요 개선세가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띄며 중국의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이 기대를 훌쩍 뛰어넘은데 이어 제조업까지 청신호를 띄는 등 순항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중국 수출은 지난 4월부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원빈 중국민생은행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며 해외 수요 회복을 견인했다"고 진단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수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웨셩 해관총서 대변인도 중국 무역이 분기마다 개선됐다는 점을 지목하며 올 연말 수출에 대한 압박이 한층 더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힘입어 중국 수출이 견고함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출 호조는 비관적이었던 중국 경제에 희소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웨셩은 "무역 흑자 행진은 4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에 긍정적 흐름이 감지되는 만큼 이날 결과는 중국 7.5% 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내수 침체 여전해..中경제 성장의 위험 요인"
하지만 플러스권으로 돌아선 수입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입 증가세가 내수 확대에 기인한 것이 아닌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에반스 프리차드는 "지난달의 수입 반등을 내수 성장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가공과 재수출을 위한 수입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원자재 수요 감소와 더불어 부동산 부문 과잉공급을 지목하며 "수입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 부진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는 중국 경제 성장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 위축을 지목하며 중국 경제가 올해 7.4%로 성장한 뒤 내년에 7.1%로 다시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세계은행은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7.6%에서 7.4%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그간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보던 중국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7.4%에서 7.3%로 낮춰잡았다.
마샤오핑 HSBC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부문이 중국 내수에 있어 여전히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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