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한국 현대사를 온 몸으로 마주한 김수영 시인의 시와 삶을 다룬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13일 연극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김재엽 작·연출)를 '드림플레이 테제21'과 공동 제작해 오는 11월4일부터 3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연극은 김 시인의 시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연극의 제목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는 그의 시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의 첫 소절이다. 김 시인은 '구름의 파수병', '하……그림자가 없다', '풀', '시여, 침을 뱉어라' 등 시와 산문을 통해 일제 강점기와 4·19혁명, 5·16군사정변을 겪으면서 자기반성·폭로와 함께 사회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철학자 강신주는 "김수영은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단순한 시인의 일대기 재현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와 동시대가 만나는 지점, 예술가와 우리 자신이 만나는 순간을 다큐멘터리 드라마 형식으로 그린 것이 이 연극의 특징이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연극에는 배우 강신일(강신일 역)과 <알리바이 연대기>에서 '재엽' 역을 맡은 정원조(재엽, 원조 역)와 오대석(김수영 역)이 출연한다. 배우들은 연극 안에서의 배우와 실제 삶에서의 배우가 공존하며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재엽 연출(극단 드림플레이 대표)은 "김수영의 시는 우리에게 자신으로 살고 싶은 소망을 들여다보게 만든다"며 "우리 안의 김수영을 만나게 되는 순간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발견할 수 있도록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는 남산예술센터와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사이트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전석 2만5000원, 청소년과 대학생은 1만8000원이다. 관련 문의는 남산예술센터(02-758-215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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