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지난달 중국 소비자 물가가 4년 8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의 2.0%와 사전 전망치 1.7% 상승을 모두 하회하는 것으로 지난 2010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이로써 중국 물가 상승률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대로 주저앉게 됐다.
◇중국 CPI 변동 추이(자료=중국 국가통계국)
세부적으로는 식품 가격이 2.3% 올랐다. 이 가운데 과일과 계란 가격이 각각 16.7%, 12.9% 상승했고, 수산물은 3.2% 높아졌다. 반면 돼지고기와 채소 가격은 각각 2.9%, 9.4% 하락했다.
CPI는 전월 대비로는 0.5% 올라 직전월의 0.2%와 사전 전망치 0.4% 상승을 모두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발표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1.8% 내렸다. 직전월의 1.2% 하락과 예상치 1.6% 하락보다 부진한 결과다.
PPI는 지난 2012년 2월 이후 31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며 지난 1997~1999년 이후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생산자 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과잉 공급을 지목했다.
저우하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시장은 여전히 과잉공급 문제에 시달린다"며 "취약한 부동산 시장이 산업 수요를 더 강하게 끌어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소비자와 생산자 물가가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중국 경제는 산업 곳곳에서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크게 활기를 잃으며 정부의 7.5% 성장률 목표 달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오는 21일 공개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한 행동에 이미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도 지난 11일 독일에서 열린 비즈니스 리더 회의에 참석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없다"며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한달 새 환매조건부채권(RP, 레포) 발행금리를 두 차례나 인하했고, 주택공적금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통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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