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르비아를 방문해 천연가스 사업에 박치를 가하고 나치즘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울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오는 16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를 방문해 해방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련의 붉은 군대가 베오그라드에 입성해 나치의 통치를 종식시킨 날은 1994년 10월19일이나 푸틴의 방문 일정에 따라 며칠 앞당겨진 것이다.
세르비아는 냉전 시절에 벌였던 퍼레이드를 재연하는 차원에서 탱크와 군단 행진, 군용 전투기 묘기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스타일의 대규모 퍼레이드는 세르비아 역사 30년 만에 처음이다.
행사가 열리는 16일에는 베오그라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도로도 전면 폐쇄된다. 세르비아 당국은 베오그라드 주민들에게 행사 당일 문 밖 출입을 자제하고 빨랫감과 같이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들을 거리에 내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구에서 해군의 사열을 받고 있다.
세르비아가 이토록 이번 행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보수당 의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함이다. 친러시아 성향의 보수당 의원들은 정부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데 혈안이 됐다고 비난해 왔다.
푸틴의 비위를 맞추어 겨울을 앞두고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러시아도 얻는 게 있다. 세르비아 언론사 폴리티카에 따르며 푸틴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세르비아와의 우방 관계를 재확인하고 중단됐던 사우스스트림 사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사우스스트림은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 남부 지방으로 이송해 주는 파이프를 짓는 프로젝트다.
또 푸틴은 유럽에 퍼지고 있는 나치즘의 망령을 비난할 계획이다. 푸틴은 폴리티카와의 인터뷰에서 "뉘른베르크에서 만들어진 나치 바이러스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라트비아와 발틱 국가들에서 나치즘이 유행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4일 EU 당국은 세르비아 정부에 정책 공조를 맺자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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