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발전당진, 돌고돌아 SK가스?
2014-10-20 16:45:59 2014-10-20 16:46: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M&A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물로 꼽혔던 동부발전당진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포스코(005490)에 이어 삼탄에 이르기까지 새 주인으로 유력됐던 이들이 하나같이 인수 방향을 틀면서 매각작업은 난항에 빠졌다.
 
동부건설(005960)의 주채권은행으로 매각작업을 난항에 빠트린 주범인 산업은행은 이번에 SK가스에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제안했다. SK가스(018670)는 지난 17일 "동부발전당진 인수와 관련해 매각주간사로부터 비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바 있으나, 현재까지 인수 추진 여부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SK가스가 포스코와 삼탄에 이어 세 번째 동부발전당진의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된 연유는 지난 8월 삼탄과 함께 동부발전당진 본 입찰에 참여한 전력 때문이다. 당시 2700억원을 써낸 삼탄에 밀렸지만, SK가스는 삼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이번에 SK가스에 제시한 가격은 2000억원대로 전해졌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삼탄이 송전선로 비용 분담 문제로 인해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를 감안해 가격을 낮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동부발전당진 매각작업이 지연되면서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담보로 빌려준 대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 가격을 낮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발전당진 지분 60%를 담보로 브리지론 형식으로 2000억원을 대출해준 바 있다. SK가스가 2000억원에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할 경우 대금은 고스란히 산업은행으로 들어가고, 동부건설은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동부건설은 다음달 4일 회사채 344억원을 비롯해 조기상환 요청이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 신주인수부권부사채(BW) 500억원 등 844억원 상환을 앞두고 있다.
 
동부건설은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을 매각하고 기존 수주물량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발행하면 상환능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동부발전당진 매각 실패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피해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매각이 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송전선로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매각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부발전당진이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중 유일하게 남은 매물이라는 점에서 가치는 충분하지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비 송전선로 비용분담 문제와 이에 따라 발전소 가동이 지연되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산업자원부 전기위원회가 동서발전의 재정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이 같은 리스크가 사라져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동부발전당진의 2대 주주인 동서발전은 지난 5월 산업자원부 전기위원회에 예비 송전선로 비용분담 문제에 대해 재정신청을 했다.
 
◇당진 동부그린발전소 조감도(사진=동부발전당진 홈페이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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