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검열 논란, ‘출구’ 보이지만 아직은 안개속
2014-10-20 16:40:54 2014-10-20 17:19:07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 이후로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서서히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다음카카오쪽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대관 업무에서 혹시 모를 '괘씸죄'를 우려해야 하는, 카카오로서는 수면 아래의 ‘리스크’를 안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20일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정부 검열 논란에 따른 카카오톡 사용자 이탈 우려는 제한적일 전망이며, 오히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등이 순조롭다”며 “다음카카오의 사업확장은 순항 중”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석우 대표가 밝힌 것처럼 일정 수준 이용자 감소는 있었지만, 실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카톡 검열 논쟁은 이제 인터넷 업계 전체와 수사기관과의 관계, 감청영장 집행에 따른 법률적 해석 문제로 논란이 정리돼 가는 흐름이다. 인터넷기업협회도 곧 이에 대한 ‘대안’을 담은 공식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됐던 수사기관의 통신·메신저 정보 수집에 대한 합의된 사회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이석우 대표도 국감에서 “열심히하면 이용자들이 믿어줄 것이라 생각했던 인식 자체가 굉장히 안일해서 생긴 문제”라면서도 “이런 논란이 생기는 것 자체가 현재 법령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지난 16일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다음카카오는 당장 매출이 줄고 가입자가 감소하는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았지만, 이용자 신뢰도 하락 등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은 것은 분명하다는 게 인터넷업계의 중론이다.
 
한 인터넷기업 홍보 임원은 “다음카카오는 기존의 관례대로 수시기관에 협조했을 뿐이지만, 사적인 대화내용이 수사기관에 제공됐다는 이용자들의 우려에 대해 초기 대응이 너무 안일했다”며 “이후에 PR 교과서에서도 다뤄질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향후 진행될 신사업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택시나 전자상거래, 금융업 등 사회적 합의와 관계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을 대거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감청영장 불응’이라는 대응을 한 다음카카오가 향후 일정기간 정부와의 관계에서 불협화음을 겪을 수 있으며,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관련업계 CEO는 “정부와 여러 일을 해본 경험에 비춰볼 때, 앞으로 다음카카오 금융이나 전자상거래 등 신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의 협력을 순조롭게 얻을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라며 “이용자 신뢰 회복과 정부 관계 개선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할 과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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