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G화학의 3분기 실적발표 자료.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화학이 석유화학과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동반 부진으로 4분기째 3000억대의 영업이익에 머물렀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정보전자소재 사업부문에서는 일본의 엔화 약세가 발목을 잡았다. 정체의 원인이다.
LG화학(051910)은 20일 3분기 매출액 5조6639억원, 영업이익이 357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3.4%, 영업이익은 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4% 감소한 2319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4분기째 분기당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지독한 정체를 보였다.
올 3분기는 석유화학 사업부문에서 부진한 가운데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 수익률이 뒷걸음질하며 실적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액 4조3519억원, 영업이익 30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4%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와 대비해서는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영향이 컸다.
석탄 기반의 폴리염화비닐(PVC) 공급증가로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원재료인 에틸렌마저 가격이 인상되며 수익성 하락을 부추겼다. 아울러 고무·특수수지 역시 천연고무가격 하락에 따른 구매심리 위축과 함께 업황 약세가 지속되면서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매출액 7111억원, 영업이익 31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2.8%, 전년 동기 대비 69%나 급감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떠안았다. 엔화 약세에 따른 원가경쟁 심화와 중국 편광판 공장 증설에 따른 초기 비용 반영으로 인해 수익성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석제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엔화 약세로 일본 기업들의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면서 "다만 엔화 약세로 원료 수입 부문에서는 7~8억달러 규모로 상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지 부문은 매출액 6939억원, 영업이익 2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1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영업이익이 16% 감소했다. 이는 GM 등 완성차 업체들이 차세대 전기차 준비를 위해 기존 리튬이온 2차전지 배터리 수요를 줄인 탓이다.
아울러 신규투자 및 투자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LG화학은 중국 남경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새로 짓고 있으며, 소형 부문에서는 포리머 배터리의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이와 함께 석유화학 업황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고, 카자흐스탄 프로젝트 완공 시기를 2019년으로 2년 늦춘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카자흐스탄 국영기업인 KPI와 총 40억달러 규모를 투자해 에탄가스 기반의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키로 했다. 하지만 미국발 셰일가스의 여파로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으며 프로젝트를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투자비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성을 고려해 일정을 2019년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4분기 사업전망과 관련해 석유화학의 일부 제품과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석유화학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는 양호한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료가격을 뺀 것)가 예상된다"면서 "정보전자소재 부문 역시 UDTV(초고선명TV)와 TV 대면적화에 따른 수요 성장, 중국 편광판 증설라인의 안정적 생산으로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