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순위가 실적 성적표에 따라 대거 변동됐다. 시장 특성상 현재 실적뿐 아니라 향후 전망까지 고스란히 반영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7개 종목의 순위가 뒤바뀌는 대규모의 변동 장세가 연출됐다. 지난해 말과 시총 순위를 유지한 종목은 1위
삼성전자(005930)와 6위
NAVER(035420) 뿐이었다. 20위권에서 밀려난 종목도 5개에 달했다.
◇SK하이닉스·한국전력 등 호실적에 장밋빛 전망..'UP'
대체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시총 순위 계단을 치고 올라갔다.
4일
SK하이닉스(000660)는
현대차(005380)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시총 2위로 등극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 4조3120억원, 영업이익 1조3011억원, 영업이익률 30%를 기록해 주요 수익성 지표에서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오는 4분기를 비롯해 내년에도 양호한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힘을 더했다.
한국전력(015760) 시총 순위는 지난해 말 10위에서 4위로 껑충 뛰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률 회복과 액화천연가스(LNG) 및 중유 연료비 감소로 3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또 강남 본사 부지 매각에 따른 대규모 차익이 내년에 발생될 것으로 보여 전망도 밝다.
◇자동차 3인방 줄줄이 'DOWN'..실적부진·경영환경 악화
반면 자동차 3인방의 부진은 깊었다.
현대차는 3년7개월 만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조6487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시장 기대치에도 다소 못 미쳤다. 영업이익률은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7.7%에 그쳤다.
기아차(000270)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6% 줄어든 5666억원, 영업이익률은 5.0%로 1.0%포인트 하락했다. 부진한 실적에 시총 순위는 지난해 말 기준 8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줄어든 조업일수,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모델 노후화,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문제는 4분기에도 크게 환경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전자업계도 부진한 실적에 따른 시총 규모 축소는 피할 수 없었다.
시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시총 규모는 지난해 말 202조947억원에서 177조원대로 떨어지며 10% 가량 몸집이 줄었다. 3분기 연결기준 영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한 4조6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LG전자(066570)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2% 급증한 4612억원을 기록했지만 향후 불투명한 전망에 시총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한계와 중국업체들의 공세 탓이다.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샤오미가 LG전자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하는 등 공세가 매섭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경영환경 악화와 실적 부진이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 규모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기업들 실적이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현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거래소 시가총액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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