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희비, 시총에 고스란히 드러나
2014-11-05 17:15:22 2014-11-05 17:15:22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순위가 실적 성적표에 따라 대거 변동됐다. 시장 특성상 현재 실적뿐 아니라 향후 전망까지 고스란히 반영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7개 종목의 순위가 뒤바뀌는 대규모의 변동 장세가 연출됐다. 지난해 말과 시총 순위를 유지한 종목은 1위 삼성전자(005930)와 6위 NAVER(035420) 뿐이었다. 20위권에서 밀려난 종목도 5개에 달했다.
 
◇SK하이닉스·한국전력 등 호실적에 장밋빛 전망..'UP'
 
대체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이 시총 순위 계단을 치고 올라갔다.
 
4일 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시총 2위로 등극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 4조3120억원, 영업이익 1조3011억원, 영업이익률 30%를 기록해 주요 수익성 지표에서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오는 4분기를 비롯해 내년에도 양호한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힘을 더했다.
 
한국전력(015760) 시총 순위는 지난해 말 10위에서 4위로 껑충 뛰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률 회복과 액화천연가스(LNG) 및 중유 연료비 감소로 3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또 강남 본사 부지 매각에 따른 대규모 차익이 내년에 발생될 것으로 보여 전망도 밝다.
 
신한지주(055550) 역시 순이자이익이 4분기째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깜짝실적을 발표하며 시총 8위에, 삼성생명(032830)은 중간금융지주전환 기대감에 7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3인방 줄줄이 'DOWN'..실적부진·경영환경 악화
 
반면 자동차 3인방의 부진은 깊었다.
 
현대차는 3년7개월 만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조6487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시장 기대치에도 다소 못 미쳤다. 영업이익률은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7.7%에 그쳤다.
 
기아차(000270)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6% 줄어든 5666억원, 영업이익률은 5.0%로 1.0%포인트 하락했다. 부진한 실적에 시총 순위는 지난해 말 기준 8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줄어든 조업일수,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모델 노후화,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문제는 4분기에도 크게 환경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 같은 완성차 업체들의 부진으로 시총 순위 3위였던 현대모비스(012330)는 10위로 7계단이나 밀려났다.
 
전자업계도 부진한 실적에 따른 시총 규모 축소는 피할 수 없었다.
 
시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시총 규모는 지난해 말 202조947억원에서 177조원대로 떨어지며 10% 가량 몸집이 줄었다. 3분기 연결기준 영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한 4조6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LG전자(066570)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2% 급증한 4612억원을 기록했지만 향후 불투명한 전망에 시총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한계와 중국업체들의 공세 탓이다.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샤오미가 LG전자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하는 등 공세가 매섭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경영환경 악화와 실적 부진이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 규모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기업들 실적이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현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거래소 시가총액 순위>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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