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유료방송, 재전송료 갈등 올해도 반복
2014-11-07 13:41:37 2014-11-07 13:41:37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지상파 3사와 유료방송 업계의 재전송료 협상이 막을 올린 가운데 양측의 첨예한 입장 대립이 올해에도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분쟁을 막고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중재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이에 대한 의견 역시 엇갈린다.
 
7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브로드를 시작으로 케이블방송사(MSO)와 지상파 방송사간의 재전송료 협상이 시작됐다.
 
구체적인 조건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지상파 3사는 현행 280원인 가입자당 재전송료(CPS)의 인상과 함께 아날로그 방송에도 재전송 대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과 내년 초 계약이 만료되는 CMB, CJ헬로비전(037560) 등 다른 MSO의 협상도 곧 시작될 것으로 보고있으며, SK브로드밴드(033630) 등 IPTV 사업자들도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상파와의 재전송료 협상에는 동종 업계에서 조건이 서로 다르지 않게 맞춰야 한다는 '최혜 대우조항'이 포함돼 있어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한 곳이 기준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협상 초기부터 지상파와 유료방송간의 시각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협상이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양측의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결렬될 경우 과거의 송출 중단 사태(블랙아웃)가 재현돼 시청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해 마다 반복되는 분쟁에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다. 방통위는 올 연말까지 '직권조정, 재정제도, 방송유지 및 재개명령권' 등의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마련키로 했다. 재전송료 분쟁으로 인한 시청권 침해를 막고 사업자간 공정경쟁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들은 온도 차를 보였다.
 
지상파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가 지난 5일 "방통위가 과도하게 유료방송을 편들며 월권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성명을 낸 데 이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KODIMA)도 6일 "지상파는 시청권을 외면한 채 수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한국방송협회는 "정부가 재송신을 강제하게 되면 유료방송사들의 협상력만 강화된다"며 "방통위의 방송법 개정안은 자율적 콘텐츠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사업자의 사업권과 영업권을 침해하는 문제투성이 개정안"이라고 비판했다. 구태의연한 시장 개입 대신 협상과 계약을 중시하는 건전한 방송환경 구축을 위한 정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반면 유료방송업계에서는 "막강한 언론기관인 지상파와의 계약이나 협상에서 힘의 균형에 바탕을 둔 정상적인 조정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합리적인 대가 산정의 기준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맞선다.
 
90% 이상의 가구가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지상파와 유료방송간 상호수익 기여분을 우선 따져봐야 하고, KBS 등 공적재원이 투입되는 공영방송사가 운영되는 채널을 의무재송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한편 방통위는 이 같은 잡음에도 계획대로 올해 말까지 방송법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방송 사업자들이 다소 불편해 질 수는 있지만 시청권 침해 방지가 더 먼저라는 입장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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