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일본 회계연도 2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악화되면서 아베 신조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7일 일본 내각부는 2분기 GDP 잠정치가 전분기 대비 0.4% 위축됐다고 밝혔다. 0.5% 성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일본 GDP 성장률 변동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연율 환산으로는 1.6% 감소해 2.1%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보다 저조했다. 이로써 일본 경제 성장률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는 일본 경제의 약 60%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0.4% 증가해 2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0.2% 고꾸라졌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1.3%, 0.8% 증가했지만, 일본 경제 성장세를 이끌기에는 불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카키바라 요시토 JP모건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GDP 수정치 결과를 더 지켜봐야 겠지만 3분기 잠정치는 일본 경제가 충격적일 만큼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시행된 1차 소비세 인상(5→8%) 여파가 일본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신케 요시키 다이치생명 리서치센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4월 소비세 인상이 일본 경제를 훼손시켰다"며 "이날 결과는 일본 정치인들에게 소비세 인상과 관련한 또 다른 나쁜 기억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내년 당초 10월로 예정된 2차 소비세 인상(8→10%)을 연기할 가능성도 한층 더 높아졌다. 이미 시장에서는 아베 총리의 소비세 인상 연기 및 12월 조기 총선 결정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아베 총리는 2분기 GDP 결과를 지켜본 뒤 소비세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에미 아키라 라이드온익스프레스 회장은 "소비세를 올림으로서 일본 경제가 또 한번 후퇴하는 것보다 내수가 회복될 때까지 소비세 인상 결정을 1년 더 미루는 것이 더 현명한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세 인상 연기는 아베 내각이 채무 부담을 낮추고자 추진하고 있는 경제 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모멘텀을 훼손시킬 수 있다. 일본의 국가 부채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소비세를 올리지 않는 것은 아베노믹스의 핵심 요소와 추가 개혁 모멘텀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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