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새누리당이 공무원 연금개혁에 대한 공무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당과 정부, 공무원 노조가 함께하는 실무위원회를 만드는 것에 합의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대화 채널을 연 공무원 노조는 유일한 공무원 합법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으로 친정부·친여(親與) 성향이 강하며 야당은 배제됐기 때문에 '반쪽 협의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노총 소속 회원 15명은 18일 오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찾아 약 2시간에 걸쳐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공노총의 입장을 전달했다. 공노총은 온건·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공무원 사회의 유일한 합법노조지만 최근 이례적으로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류영옥 공노총 위원장은 김 대표에게 공무원과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 공무원들의 전반적인 복지·처우개선에 관해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류 위원장은 "공무원연금개혁이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연금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노총은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줄곧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다만 당과 정부, 노조가 함께하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에 합의했다.
앞으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과 공노총의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당정노 실무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으로, 공무원 연금은 물론 공무원들의 전체적인 복지, 처우개선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면담을 마친 뒤 김무성 대표는 "공무원들과 연금개혁에 합의를 보려면 공무원 처우 개선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퇴직금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공무원들의 처우 수준을 일반기업 수준으로 올리자는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영록 공무원노조총연맹 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회의실에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News1
하지만 당정노 실무위원회는 야당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반쪽 협의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야당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실무위원회에 포함시킬 수 있겠지만 일단은 새누리당 중심으로 공노총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공노총 역시 온건하고 친정부적인 성향을 띄고 있어 공무원 노조로서의 대표성을 지니기 어렵단 지적도 나온다. 실무위원회가 친여 성향이 강한 공노총에 새누리당, 정부로 구성돼 야당 및 공적연금강화를위한공동투쟁본부(공투본)과의 충돌이 불가피 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권 대변인은 "공무원은 여당 야당을 떠나서 공무원 연금개혁에 불편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연금개혁을 하지 않으면 향후 공무원연금제도 자체가 존립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공무원들도 후손까지 갈 수 있는 연금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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