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감독, 제8대 사령탑으로 공식 취임
2014-11-30 16:22:14 2014-11-30 16:22:14
◇(왼쪽부터)이범호, 박한우 KIA타이거즈 구단주 대행, 김기태 감독, 허영택 단장. (사진제공=KIA타이거즈)
 
[광주=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팀을 리빌딩하는 것은 물론 10차례 우승한 팀의 '명가 재건'까지 함께 맡아야 할 과제를 안은 김기태 KIA타이거즈 감독이 취임 출사표를 통해 '핑계대지 않는 야구, 자신감 있는 야구,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해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야구'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야구단 KIA 타이거즈는 30일 광주광역시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의 연구소 강당에서 취임식을 뒤늦게 진행했다. 팀의 마무리 훈련이 진행 중인 상황에 마무리 훈련 종료 후 감독 취임식을 한다는 김 감독의 의지를 구단이 반영한 것이다.
 
당초 KIA는 선동열 전 감독과 2년간 재계약했다. 그렇지만 팬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졌고, 결국 선 감독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후 감독을 찾던 KIA는 LG 감독을 사임한 후 야인으로 지내던 김 감독을 영입했고, 김 감독은 프로 선수 데뷔 이후 최초로 고향인 광주에서 감독을 하게 됐다.
 
박한우 KIA 구단주 대행은 "팀이 힘든 상황에 감독을 맡아준 김 감독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면서 "선수단이 부상없이 한 시즌을 하도록 잘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박 구단주 대행은 "지난 몇 년 동안 투자를 통해 하드웨어적인 준비를 갖췄다. 내부에 초점을 맞춘 리빌딩이 남아있다"면서 "'소통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김기태 감독이 리더십을 바탕으로 KIA 선수단 화합과 끈끈한 조직력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KIA만의 비전을 제시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행이 김 감독에게 등번호 77번이 표기된 유니폼을 직접 입혀줬다.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쓴 김 감독을 향해 허영택 단장 및 주장 이범호가 꽃다발을 전달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30일 광주광역시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 연구소 강당에서 취임식을 진행한 김기태 KIA타이거즈 감독이 현장을 찾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좀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
 
-내년의 목표는 무엇인가.
 
▲어려운 팀내 상황에도 KIA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좀 더 나은 성적'을 드리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선수단 구성 등은 아직 팀에 대해 완벽히 파악되지 않았기에 그렇게 하기는(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내년에 스프링캠프 때까지 준비하겠다. 감독의 꿈은 항상 크다. 하지만 
 
-감독취임 후 첫 회견이다. 그래도 몇 위라고 말을 해워야하지 않나.
 
▲나도 '우승'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하지만 공수표가 되도록 하긴 싫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의례적인 답이라 생각한다. 의례적인 답변은 피하겠다. 스프링 캠프를 거쳐서 이후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준비 잘 하겠다.
 
-이대형이 KT로 이적하게 된 것을 두고 논란이 많이 있는데 이에 대해 한 마디를 해 준다면.
 
▲안 물어보길 바랬다. (웃음) 감독으로서 이대형을 보낼 때 어떤 심정인지 생각해봤나. 열 손가락 중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다. 전체적인 팀 사정 이대형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대형에 대해 주변에서 사이가 안 좋다는 식의 말이 있지만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다. 나 김기태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문제를 결정하지 않는다. 팀의 전체적 밑그림을 그리다 보니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 
 
◇30일 광주광역시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 연구소 강당에서 취임식을 진행한 김기태 KIA타이거즈 감독이 현장을 찾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스프링캠프 후 말할 수 있을 것"
 
-리빌딩도 있지만 감독으로서 어느정도 성적을 내야 한다. 마무리 캠프를 해보니 팀의 어떤 부분이 약하다고 생각하나.
 
▲'확 바꾼다'라기보다 눈에 안 보인 부분부터 하나하나 바꾸려고 한다. 다만 어디서부터 가야 하는지 말 조심을 해야 하는 입장이 아닐까 싶다. 지금 굉장히 고민 중이다. 어디서부터 해야 하는지 생각 중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변할 것이다. 팀 육성 등은 팀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변해져있다'는 소리를 들을 자신이 있다. 선수들과 팀내 육성, 체계적인 부분은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기에 꼭 하고 싶다.
 
-센터 라인이 많이 비었다. 외부 영입에 대한 계획은.
 
▲저희 팀(KIA)의 선수도 좋은 선수가 많이 있다. (적합한 선수가) '없다'고 하는데, 기존 선수에게 심한 실례가 아닌가 싶다. 내야수 중에서도, 외야수 중에서도 그 자리에 들어가고 싶은 선수들이 '우리는 선수가 아닌가',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라고 느낄 수 있다. 꿈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말(적합 선수가 없다)이 그 선수들의 꿈을 짖밟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뒷문' 마무리 선수는 어떻게 하려 하나.
 
▲어느 팀이든지 마무리 투수는 고민일 것이다. 여러 방안으로 구상 중이다. 아직 누구라 구체적으로 말해주기는 어렵다. 나도 사람이다보니 대략 두달 정도는 빼(해봐)야 하지 않는가 싶다. 속시원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점은 상당히 미안하다. 팀 전력구상이 마무리될 스프링캠프 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KIA에 베테랑들이 많다. 이들의 활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프로는 실력으로 말한다. 기준을 공평하게 정해 선수들의 포지션과 선발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지만, 그 과정의 훈련 등에서 선수들이 한 명씩 핑계를 대면서 빠져나간다면 결과가 좋을 수 없다. 내부적으로 기초가 튼튼한 팀, 앞으로 비전이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한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그런데 베테랑이나 스타, 1군, 2군 선수들 등 지금부터 여러 선수들이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팬들의 마음이 돌아섰는데
 
"KIA 팬 여러분에게 기쁨을 드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성적이 좋아야 할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야구뿐 아니라 야구 외적으로도 어떻게 하면 팬들에게 성심성의껏 대할지 고민하겠다."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 자리에서 해달라.
 
▲'달력이 끝나야 새해가 밝는다'고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시즌이 끝나는 날이 12월 31일이고 시즌이 끝나고 훈련이 시작되는 날이 1월1일이다. 어떤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면 이에 걸맞은 행동을 하면 된다. 본인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판단은 본인들이 하는 것이다. 총 27명에 들어가고자 하는 선수들이라면 어떻게 해야할지 따로 얘기해주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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