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들의 중국 시장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들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부동산연구단체 어번랜드인스티튜트(Urban Land Institute, ULI)가 발표한 2015 부동산 투자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도시 22곳 중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지역 19, 20위는 각각 선전과 광저우였다.
톈진, 선양, 청두, 충칭 등 중국의 2선 도시들은 22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2년 전만 해도 8위에 등극했던 이들 도시들이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에서 멀어진 것이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한 아파트.(사진=로이터통신)
부동산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은 과잉 공급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들의 주택 재고는 작년 초보다 두 배 넘게 누적돼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는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돼 재고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과잉 우려에 중국 주택 가격 역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까지 중국의 신규주택가격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 1~10월 중국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ULI는 "특히 2선 도시 부동산 시장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지방 정부가 토지 매각에 속도를 올리면서 과잉공급을 초래해 시장 전망이 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도 부동산 투자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3%에 그쳤다. 금융위기 사태 이후 최저치다. 내년도 성장률은 더 나아가 6%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중국과 달리 일본 도시들에 대한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도쿄와 오사카는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처 1위와 3위에 등극했다.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중국 부동산에서 일본으로 항하고 있는 데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 이른바 '이베노믹스'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기조로 일본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임대 수익률 등의 매력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부동산 임대 수익률은 6%로 베이징보다 6배 가량 높다.
ULI는 "아베노믹스가 도쿄와 오사카에 대한 투자·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일본 시장에 리스크가 적다는 인식이 투자심리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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