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국내 IT벤처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투자금 규모가 수백억원, 수천억원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옐로모바일은 얼마 전 실리콘밸리를 근거지로 하며 한인계 심사역이 여럿 포진된 벤처캐피탈 포메이션8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옐로모바일은 2012년 창립돼 업력이 2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회사다. “24시간 모바일 라이프를 지배하겠다”는 비전으로 투자금을 유치하고, 이 돈을 중소 앱개발사 및 디지털 마케팅업체들을 인수하는 데 쓰는 식으로 성장했다.
옐로모바일측은 “실적 등 단계별 마일스톤(중간목표)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면서 시장의 신뢰가 형성됐다”며 “쇼핑, 광고, 콘텐츠, 커뮤니티, 여행, 지역상점 지원 등을 포괄하는 종합 인터넷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 옐로모바일 이미지 (사진=옐로모바일)
이용률 1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400억원 자본을 조달하는 데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배달음식시장은 해외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들 정도로 활성화됐고, 배달의민족은 누적 다운로드 1400만 건을 기록하는 등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배달앱 사업모델은 저스트잇, 그럽허브, 딜리버리히어로 등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몇 달전 소셜커머스 기업 쿠팡도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100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컨소시엄 중 하나로 참가한 세쿼이아캐피탈측은 그 배경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 쿠팡의 역량과 기술력을 봤을 때 충분히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세쿼이아캐피탈은 애플, 구글, 시스코, 오라클, 야후, 링크드인 등 유수 IT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세계 전반적으로 각종 기술혁신에 힘입어 IT산업에 대한 투심이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시장의 매력이 부각됐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뉴스토마토DB)
알토스벤처스의 한킴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큰 회사가 나올 수 없다고 하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모델이라면 충분히 조단위 벤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 초기기업이었던 시절 투자했으며, 이번 자본조달에 큰 역할을 했다.
한킴 대표에 따르면 상위 25개국 도시인구를 더하면 3500만명으로서 미국과 유사한 수준이며 특히 전자상거래시장은 이미 40조원에 육박했는데 이는 인구대국인 인도가 5년 뒤에나 따라잡을 수 있는 수치다.
이와 더불어 수준 높은 인프라와 축적된 사업경험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 IT벤처기업이 아시아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옐로모바일의 경우 이번 투자유치 과정에서 글로벌사업에 대한 청사진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거품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실제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투자자 빌걸리는 “99년 이후 벤처기업의 자금소진율은 사상최고치이며 적자기업에서 일하는 인력 숫자 또한 그러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화제를 모았다.
한 벤처투자사 심사역도 “만약 투자열풍이 기업 경쟁력 및 성장성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해외시장 동향에 따라 국내 벤처 생태계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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