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지난달 중국 소비자 물가가 5년만에 가장 저조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1.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 수치이자 예상치인 1.6% 상승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이로써 중국 물가 상승률은 석 달 연속 1%대에 머무르게 됐다.
세부적으로는 식품 가격이 2.3% 올랐다. 이 가운데 과일과 계란 가격이 각각 14%, 16.5% 상승했고, 수산물 가격은 2.6% 높아졌다. 반면 돼지고기와 채소 가격은 각각 3.8%, 5.2% 하락했다.
CPI는 전월 대비로는 0.2% 내려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0.1%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도 뒤엎는 것이다.
◇중국 CPI 변동 추이(자료=중국 국가통계국)
함께 발표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했다. 이 역시 직전월의 2.2% 하락과 예상치 2.4% 하락보다 부진한 결과다. PPI는 지난 2012년 2월 이후 33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며 1997~1999년 이후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 정부의 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물가 하락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는 지난 7월 이후 현재까지 50% 가까이 급락했다.
루정웨이 싱예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 상승세가 저조하다는것은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디플레이션에 처했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저물가 혹은 디플레이션 추세는 향후 수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와 마크 윌리엄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도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 둔화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산업 곳곳에서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고개를 들면서 중국 경제 성장세를 둘러싼 불안감은 한층 더 고조될 전망이다. 급기야 전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공식 경제 성장률 목표치가 7.5%에서 7%로 하향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을 촉구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은 지난달 21일에도 2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헬렌 치아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은 향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저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최전방에 설 것"이라며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와 같이 거시적인 안정성을 유지키 위한 완화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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