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만 靑 비서관 검찰 조사후 귀가.."비선개입 없었다"(종합)
"문건 내용 사실 아니다..정씨와 최근 연락 안해"
검찰 '문건 허위' 잠정 결론..박 회장 내일쯤 조사
2014-12-14 23:05:36 2014-12-14 23:05:36
[뉴스토마토 최기철·조승희 기자]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서 청와대 문고리 권력 핵심 인사로 지목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14일 12시간 가까운 검찰 소환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 비서관은 귀가 전 만난 취재진의 질문에 "문건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정씨가 비공식적으로 국정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고소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 비서관은 오후 9시28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과 약 5~6분 정도 문답을 주고 받았다. 장시간에 걸친 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비서관은 포토라인에 서서 미소를 띄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비서관은 정씨와 최근 연락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에는 연락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문건 속 모임인 '십상시(十常侍)'의 존재에 대해서도 "세계일보가 보도한 문건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일보는 청와대 공직기강실에서 작성한 문건을 근거로 이 비서관을 '십상시'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이 비서관은 정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라거나 대답을 하지 않아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최근 정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정씨와 지난 4월 연락을 한 경위에 대해서는 "(당시 박지만 회장) 미행설과 관련해서 정씨가 너무나 황당한 기사라고 생각을 했고 당사자로서 공직기강실에서 내사한다는 기사내용에 대해서도 본인이 당사자로서 답답한 마음에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계속을 연락을 취했다"며 "정씨가 '그쪽에서 나한테 먼저 전화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 그런데 왜 내가 전화하는데도 자꾸 피하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비교적 상세히 해명했다.
 
이 비서관은 그러나 '만만회', '문고리 권력'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이 전혀 사실과 다른 용어"라며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또 정씨의 승마협회 인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자신과 김종 문체부 장관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 비서관은 문건 속 인물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했다. 일일이 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미리 대기시켜 뒀던 택시를 타고 서둘러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이날 이 비서관을 상대로 '정윤회 문건'을 처음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 등을 고소한 경위와 정씨를 비롯해 문건에 이름이 오른 청와대 인사들이 정기적으로 회동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또 이른바 '박지만 미행설'과 관련해 이 비서관이 정씨의 전화를 받고 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연락한 정황 등 그동안 언론에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십상시' 모임 등 정씨의 비선개입 의혹에 대해 모두 부인하고 정기적인 회동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박 회장에 대한 미행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앞서 '십상시' 모임 일원으로 알려진 김춘식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과 문건을 유출한 박관천 경정, '십상시' 회동 의혹을 제보한 것으로 전해진 박 모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등과 함께 3자 대면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문건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문건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들의 통화내역과 기지국 위치추적, 대포폰 사용 여부에 대해 지난주까지 대부분 분석을 완료했다. 이번 이 비서관에 대한 소환 조사는 사실상 문건의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한 마지막 조사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을 이르면 내일(15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청와대는 이번 문건의 작성이 조응천 전 공직기강실 비서관과 박 회장의 측근이 포함된 이른바 '7인 모임'이 주도한 것이라는 자체 감찰결과를 검찰에 전달한 바 있다.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14일 밤 이른바 '정윤회 문건'과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뒤 검찰청사를 나서기 전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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