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하승진 효과, 사라질 위기
2014-12-30 13:30:29 2014-12-30 13:30:29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최소 6위는 보장했던 '하승진 카드'도 옛말이 될 처지다.
 
전주 KCC는 지난 29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서울 SK에 65-70으로 패했다.
 
SK가 18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KCC도 17개의 실책을 헌납하며 스스로 이길 기회를 날렸다.
 
7연패에 빠진 KCC는 23패째(8승)를 떠안으며 최하위인 10위 서울 삼성(7승24패)에 1경기 차로 쫓겼다.
 
KCC의 7연패는 하승진(221cm)의 7경기 연속 결장과 맞물린다. 하승진은 지난 9일 SK전을 치르다 3쿼터 도중 종아리 부근에 통증을 느껴 물러났다. 이후 계속 결장 중이며 KCC도 그때부터 승수 쌓기에 실패하고 있다.
 
물론 KCC의 연패가 하승진의 책임만은 아니다. 최근에야 부상에서 복귀한 김효범과 박경상의 분전도 필요하고 올 시즌 합류한 김태술의 적응도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역시 최우선은 하승진의 복귀다. 그가 있고 없고는 골밑에서의 존재감 자체가 다르다는 게 농구계의 평가다. 다만 하승진의 복귀 시점은 허재 감독도 확답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 하고 있는 하승진. (사진=KBL)
 
하승진이 빠지면서 KCC는 평범한 높이의 팀이 됐다. 외국인 선수 타일러 윌커슨(201cm)과 디숀 심스(203cm)가 하승진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높이나 골밑 장악력에서 압도적인 유형은 아니다.
 
자연히 김일두(196cm)와 김태홍(193cm)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KCC의 높이는 낮아졌다. 허재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 그러나 전술만으로 이를 극복하기에는 높이가 강한 원주 동부, 울산 모비스, SK 등을 만나면 힘에 부친다.
 
하승진은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KCC에 안겼다. 하승진이 데뷔한 2008-2009시즌부터 KCC는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승진은 매년 부상에 시달렸다. '유리 몸'이라는 꼬리표가 뒤따른다. 이 부분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하승진 본인이지만 매 시즌 최소 10경기 이상 결장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올 시즌은 하승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시즌이다. 하승진은 시즌 직전 몸무게 10kg을 감량하며 어느 시즌보다 의욕적이었지만 또다시 부상을 피할 수 없었다. 올 시즌 현재까지 KCC의 31경기 중 10경기에 결장했다.
 
◇환호하고 있는 하승진. (사진=KBL)
 
2010~2011시즌을 끝으로 군 복무를 시작했던 하승진은 이번 시즌이 '수비자 3초룰' 없이 뛰는 첫 시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수비자 3초룰을 폐지할 때부터 "하승진이 돌아오면 KCC가 이득을 볼 것이다. 압도적인 높이를 가진 그가 골밑에 서 있기만 해도 수비에선 존재감 자체가 다르다"고 전망했다.
 
허재 감독도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목표는 우승"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난 2시즌 동안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하승진의 부상과 그의 복귀 시점까지 알 수 없게 되면서 이제 KCC는 6위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KCC와 6위 인천 전자랜드(14승16패)의 차이는 6.5경기 차다. 팀당 30~31경기를 치른 가운데 23경기를 남겨둔 KCC가 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매 시즌 막판 연승을 달리며 '슬로우 스타터'로 불리던 KCC가 3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할 위기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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