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이동통신 시장의 왜곡된 유통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단말기 유통법'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해 12월의 일평균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6만570명으로, 단말기 유통법 시행 전인 1~9월 평균치의 103.8%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시장 냉각 우려를 불러왔던 단말기 유통법 시행 첫 달인 10월의 3만6935명과 비교하면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가입 유형별로는 기기변경 가입자가 2만4833명으로 전체의 41%를 차지했고, 신규와 번호이동 가입자는 각각 1만7754명(29.3%), 1만7983명(29.7%)로 집계됐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전과 비교해 기기변경 비중이 늘어나고 신규·번호이동 비중은 감소한 것인데, 가입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별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자료=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가계통신비 부담을 야기했던 고가 요금제 비중도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과 연계한 고가요금제 가입 강요 금지에 따라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지난달 말 기준 6만원대 이상 요금제 가입자는 전체의 14.8%를 차지했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전 3개월간의 평균치인 33.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3만원대 이하 요금제 가입 비중은 54.6%로 법 시행 전보다 5.6%포인트 늘었다.
평균 가입 요금 수준도 3만9000원 이하로 4만5000원대를 유지했던 이전보다 약 14% 감소했다.
이 밖에 이동전화 가입 시 부가서비스 가입 비중 역시 37.6%에서 11.3%로 줄었다. 고액지원금을 조건으로 부가서비스 가입을 권유하는 행위를 금지시키고 소비자의 필요에 의해서만 부가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공시 지원금 인상·출고가 인하에 얼었던 시장 '꿈틀'
미래부와 방통위는 이통사의 공시 지원금 확대와 제조사의 출고가 인하가 단말기 유통법 안착을 유도했다고 평가했다.
최신 단말기와 보급형 단말기에 고르게 지원금이 지급되고, 고가 요금제 뿐 아니라 저가 요금제에도 비교적 높은 수준의 보조금이 책정되는 사례가 나타난 것.
(자료=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실제로
KT(030200)는 작년 말부터 갤럭시S5 광대역, G3 CAT6 등 일부 단말기에 대해 35요금제를 사용해도 25만8000원의 지원금을 지급키로 했다.
또한 이통3사 모두 지원금 상한선의 제약을 받지 않는 출시 15개월이 지난 단말기에 대해서는 출고가 만큼의 보조금을 지급해 연말연시 통신시장의 분위기를 달구는데 일조했다.
단말기 출고가는 최근의 갤럭시S4, 갤럭시노트10.1, G3 CAT.6 등을 포함, 총 31종(65건)에 대해서 가격 인하가 이뤄졌다. 그 중에서는 G3 비트, 갤럭시 알파 등 출시 3개월 내외의 최신 단말기 출고가 인하도 있었다.
◇이통3사, 요금·서비스 경쟁에 주력
보조금 사용에 제한이 걸린 이통3사는 통신요금 인하와 서비스 경쟁에 적극 나서며 고객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가입비를 폐지했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가입자에 대해서는 요금약정할인반환금을 면제해 주기도 했다.
또한 2인 이상 가족결합상품 가입자에게 매월 3000~2만5000 포인트를 제공하는 'T 가족포인트제도'를 신설해 기존 고객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KT는 약정과 위약금을 없앤 '순액요금제'와 청소년들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청소년 안심데이터45' 요금제를 출시했다. 또 광대역 안심무한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후의 전송 속도를 종전의 400kbps에서 3Mbps로 높이기도 했다.
여기에 '올레패밀리 박스'를 출시해 가족간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으며 CGV 현장할인 확대, 파리바게트 최대 20% 할인 혜택 등 '올레멤버십'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LG유플러스(032640)도 요금약정할인반환금 폐지에 동참하는 한편 온라인 직영몰 가입 시 혜택을 늘렸다. 온라인으로 가입할 경우 유무선 결합상품(한방에yo)과 무선상품(모바일direct)에 요금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기기반납 시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U클럽'을 통해서는 휴대폰 구입 시 초기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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