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변호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에 출마한 4인의 후보들이 마지막 합동연설을 가졌다.
대한변협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건호)는 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공식적으로 회원들을 만날 수 있는 최후의 기회인 만큼 표심을 잡기 위한 후보간 경쟁이 치열했다.
네 후보 모두 변호사수 감축을 공통 공약으로 내세웠다. 변호사수가 2만명에 이르면서 법률시장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했고, 이는 곧 법률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판단에서다. 나아가 변호사 생계까지 위협한다는 분석이 작용했다.
반면 오는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 존치에 대해서는 후보자들마다 다소 다른 견해를 보였다.
두번의 추첨을 거쳐 연설순서가 결정된 뒤 후보들에게는 각각 10분씩의 시간이 주어졌다.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전자시계로 시간을 측정했다. 이날 연설을 듣기 위해 50여명의 변호사 회원들이 참석했지만, 회원들의 개별 질문은 받지 않았다.
◇제48대 다핸변호사협회장 후보 기호 3번 박영수 후보가 7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가장 처음 연단에 오른 기호 3번 박영수(63·사법연수원 10기) 후보는 "검찰 공직에 오래 있다 와서 그런지 아직도 변호사생활이 새롭기만 하다"면서도 "5~6년 동안 변호사로서 애환과 고통을 충분히 느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변호사 수 폭증으로 인해 시장은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했다"며 "정부가 변호사수를 무책임하게 늘려놓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변협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를 위해서 변협뿐 아니라 법원·검찰·법무부 등 법조 전체가 동의하는 개혁을 이뤄낼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내부적인 신뢰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미리 알고 이를 가용할 수 있는 협상력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입법감시 등 4대 감시활동을 주창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는 좋은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며 "회원들을 이끌고 정부와 경제계 투쟁에 나설 수 있는 실천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장 후보 기호 4번 차철순 변호사 7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박 후보 다음으로 연설에 나선 기호 4번 차철순(63·사법연수원 5기) 후보는 슬로건으로 내건 '핵폭탄급 위기'에 대해 설파했다.
그는 "8년 동안 1만명의 변호사가 나왔고 앞으로 5~6년이면 또 1만명의 배출될 것"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로 인해 업종에 피해가 가면 국가가 보상해주지만 변호사업계에는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차 후보는 "그래서 법호사 업계에서도 정부에 피해보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돈이 아닌 국가 발전을 위한 선진 법제도 창출을 위해 정부와 빅딜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우선 변협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과거 입법·행정·사법을 경험해 본 것을 토대로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 후보는 "누가 회장이 되든 힘을 실어줘야 난국을 해쳐나갈 수 있는 힘을 외부에 노출할 수 있다"묘 "공약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므로 누구를 선택해도 좋으니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장 후보 기호 2번 소순무 변호사가 7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다음 주자로 나선 기호 2번 소순무(64·사법연수원 10기) 후보는 "수억원의 연봉을 주는 대형로펌 대표직을 사임하고 오로지 변호사 업계를 살리기 위해 나왔다"며 "먹고 살기 어려워졌고 변호사 자존심이 망가졌을 뿐 아니라 법조 신뢰도 저하돼 방관자로 남아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소 후보는 "오늘날의 위기가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해보니 2007년 로스쿨법이 직권상정돼 심의없이 통과됐기 때문"이라며 "잘못된 로스쿨 법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파탄이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스쿨로 인해 지난 3년간 7500명의 변호사 자격증이 배출됐고, 시장은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소 후보는 "현재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4건의 입법 발의가 돼 있다"며 "성공 여부는 변협에 있는 게 아니라 국회에 있고 국민 여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변호사 수를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고 직역을 넓히겠다"며 "여성변호사와 청년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제단체장과의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장 후보 기호 1번 하창우 변호사가 7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출마의 변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마지막 연설자이자 이번에 세번째 출마하는 기호 1번 하창우(61·사법연수원 15기) 후보는 법조에 입문한 후 순수 변호사로서 외길을 걸어온 점을 강조했다.
하 후보는 "고용변호사로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한 길을 걸어왔다"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법관평가를 도입하는 등 법조계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 힘써왔다"고 역설했다.
그는 "피의자 신문 조사할 때 검찰에서는 변호사와 피해자가 소통할 수 없도록 한다"며 "이는 변론권을 제한하는 것인데 왜 변협은 잘못된 현실을 보고도 아무말을 못하느냐"고 개탄했다. 이어 "변협이 주축이 돼서 사법을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 후보는 또 "변호사 연간 배출수를 1000명으로 제한하기 위해 국회 입법활동을 촉구하겠다"며 "농부의 아들도 법조인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가 사법시험이므로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변협 회장 선거는 오는 12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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