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경신될 가능성이 있는 단일시즌 기록의 역대 1·2위 현황.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로 34년째를 맞는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10구단 체제에서 치러진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로 구단의 틀을 닦은 신생구단 KT위즈가 올해 처음 1군리그서 경기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해 프로야구는 지난해 128경기보다 16경기가 많아져 팀당 144경기를 치르게 된다. 총 경기수도 720경기로 늘어난다. 역대 최다 경기수다.
덕분에 '기록의 스포츠'로 불리는 프로야구는 올시즌 다수의 기록경신이 예상된다. 투수의 등판 기회가 늘고 타자가 타석에 오를 기회도 예년보다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록 경신은 팬과 선수가 함께 미소지을 좋은 기록은 물론 보이기 다소 창피한 기록에도 동시에 해당된다.
◇한해만에 최다안타·최다득점 경신되나?
프로야구 팬들에게 기록 경신에 있어 관심이 클만한 세부 항목은 역시 홈런이다. 홈런의 특성상 사람 뇌리에 오래 남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째 깨질 듯 말듯 하다가도 깨지지 않은 기록이 홈런 기록이기 때문이다.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은 지난 2003년(133경기) 삼성 이승엽이 세운 56호 홈런. 이승엽은 그보다 4년전인 1999년에 54홈런을 기록하며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1위와 2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3위는 선수 생활을 접은 심정수의 2003년 53홈런이며 그 다음 기록은 지난시즌 넥센 타자 박병호가 수립한 52홈런이다.
아직도 매우 왕성한 타격감을 보이는 현역 선수인 만큼 박병호는 충분히 홈런기록의 경신을 노려볼만 하다. 박병호의 지난해 기록(128경기·52개 홈런)을 산술적(2.46게임당 1홈런)으로 적용해 보면 144경기에서 58.5개의 홈런도 가능하다.
박병호의 동료선수 서건창은 128경기 일정인 지난해 201안타·135득점의 기록으로 국내 안타와 타점 기록을 동시 경신했다.
만약 144경기 일정 하에서 지난 시즌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26안타와 151.875득점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서건창도 선수 인생에서 최근 상승기인 만큼 올해 재경신을 향해 도전할만 하다.
1993년 전준호(현 NC 코치·1993년 75도루), 1994년 이종범(현 MBC스포츠 해설위원·1994년 84도루) 이후 명맥이 끊긴 한 시즌 70도루 이상 기록도 이뤄질 가능성이 보인다. 지난해 도루 1~3위인 삼성 김상수, NC 박민우, 서건창의 도루 수는 각각 53·50·48개. 김상수의 경우 산술적으로 보면 지난해 경기수가 144경기면 59.625개 도루가 가능했다. 70도루까지는 10개 이상 차이가 있긴 하나 노려볼만은 하다.
단일 시즌 최다 기록뿐만 아니라 개인통산 누적 기록 또한 관심사다. 최대 관심사는 '라이온킹' 이승엽의 개인 400홈런 달성. 현재 390홈런을 누적해둔 이승엽은 400홈런에 이제 10개만을 남겨놨다. 400홈런은 당분간 쉽게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당시 한국 프로야구에서 아직 달성 선수가 없던 '단일 시즌 200안타'를 이루고 꽃다발을 받은 서건창. ⓒNews1
◇투수 기록은 타자 기록보다는 다소 어렵긴 하나..
투수 부문의 기록 경신은 타자 부문에 비해선 어렵다. 게다가 경기수 증가는 투수에게 체력적 부담을 안겨줄 것이 뻔하기에 비관적 의견이 대다수다.
그래도 경기수 증가에 따라 경신을 노려볼만한 기록이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은 세이브다. 승리를 지켜야한다는 부담은 적잖지만 많은 이닝을 맡지 않는다면 수차례 등판하더라도 무리가 크지 않고, 현역 선수가 과거 기록에 근접한 경우가 근래 있었기 때문이다.
역대 최다 세이브는 오승환(현 일본 한신)이 삼성 시절인 2006년과 2011년에 수립한 47세이브다. 넥센 손승락은 지난 2013년 46세이브를 올리며 오승환의 기록에 근접했다. 손승락의 기량이 아직 크게 처진 상태가 아니기에 손승락이 다시 노려볼만 하다. 지난해 세이브 부문 1~3위는 손승락(32세이브), 임창용(삼성·31세이브), 봉중근(LG·30세이브)다.
1983년 장명부(당시 삼미)의 30승은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인 대다수인 가운데 탈삼진 기록은 전문가들에게 종종 거론되고 있다. 현재 탈삼진 역대 기록은 지난 1984년 故 최동원(당시 롯데)이 세운 223탈삼진이며, 류현진(현 LA다저스)이 한화 시절인 2006년과 2012년에 수립한 204탈삼진과 210탈삼진이 최근 10년 사이 200탈삼진을 너머섰던 기록이다. 경기수가 늘어난만큼 탈삼진을 잡을 기회도 함께 늘어났단 점에서 탈삼진은 '타고투저(打高投低)'로 불리는 최근에도 경신 가능성이 적잖은 항목으로 손꼽힌다.
30승으로 적잖은 단일 시즌 다승 경신은 어렵지만, 대신 오랫동안 도달 못하다 지난해 겨우 턱걸이한 '20승 이상 투수'는 나올 가능성이 크다. 넥센과 재계약한 밴헤켄은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7년 만에 20승 고지를 정복한 바 있다. 밴헤켄 이후 양현종(KIA·16승), 니퍼트(두산·14승) 순인데 이들은 올해도 '20승 이상 투수' 타이틀을 향해 도전할만하다.
개인통산 누적 기록 분야에선 200세이브 달성을 앞둔 임창용(삼성)은 통산 200세이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산 199세이브 기록자인 임창용은 1세이브만 더할 경우 역대 4번째의 200세이브 기록 보유 투수, 최초의 '100승-200세이브' 투수로 오랫동안 우뚝 서게 된다.
◇임창용.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100승팀 나올까, 김성근 감독 1300승은 과연..
해체된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 감독을 거쳐 프로 무대로 다시 돌아온 김성근 한화 감독은 올해 감독 1300승을 도전한다. 현재 프로에서 감독 1234승을 거둔 김 감독은 66승째를 채우면 1300승 달성이 가능하다.
문제는 한화가 최근 6년간 매년 60승을 넘기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과연 김성근 감독이 한화 팀을 바꾸고 개인의 승리 기록도 드높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팀 기록으론 역대 최다 승리팀이 생길 수도 있다. 현재 한 시즌 최다승은 133경기를 진행하던 2000년도 현대의 91승(승률 6할9푼5리)이며, 128경기를 진행하던 2010년도 SK의 84승(승률 6할3푼2리)이 뒤를 잇는다.
144경기 일정에서 91승을 넘기 위한 승률은 6할3푼2리다. 이루기 쉽지 않지만 2000년 현대만큼의 무시무시한 승률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 도전 가치는 크다.
더불어 지난해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통합(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룬 삼성은 올해 5연패를 향해서 추운 겨울에도 노력 중이다. 삼성이 세운 최고의 팀 기록이며 이 기록을 넘을 팀은 삼성 뿐이다.
◇김성근 감독, 김태균. (사진=이준혁 기자)
◇설마 100패팀 등장? 예상 가능한 '불명예' 기록은
144경기 일정은 좋은 기록만큼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새로 경신될(?) 가능성을 안겨준다. 타자에게는 삼진, 투수에게는 패전과 피홈런 등이 그러한 불명예 기록이다. '최초의 10위팀' 타이틀의 주인공도 있다.
현재 지난 33시즌의 단일 시즌 최다 삼진 기록 보유자는 퀸란(당시 현대)의 2000년 당시 기록인 173삼진이다. 개인이 아닌 팀으론 2002년 한화가 써낸 1064탈삼진이다.
단일 시즌 최다 병살타는 김한수(당시 삼성)가 2004년 당시 당한 23개며, 2003년 마해영(당시 롯데)·2011년 이대호·홍성흔(이상 당시 롯데)의 22개가 뒤를 잇는다.
투수 부문은 최다 피홈런과 최다 볼넷이 주목된다. 해당 타이틀 보유 선수는 각각 안영명(한화·2009년 당시 34개)과 에르난데스(당시 SK·134개)다.
21세기에는 없던 한 시즌 20패 이상 투수가 나올지도 상당한 관심사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패전은 1985년 당시 장명부(당시 청보)의 25패며, 21세기에는 2007년 윤석민(당시 KIA)의 18패다. 경기수가 16경기 늘어난만큼 불명예 기록이지만 경신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울러 사상 최초의 '100패팀'이 생길 수도 있다. 현재 역대 한 시즌 최다 패수는 97패다. 지난 1997년 쌍방울(132경기 시절)과 2002년 롯데(133경기 시절)에 세웠다. 올해보다 10경기 이상이 적은 시절의 불명예 기록이다. 단순 산술적으로 보면 109경기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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