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쌍용차 해고자들과 깜짝 면담을 가졌다. 근본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만남 자체가 의미 있는 시작인 만큼, 향후 사태 해결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14일 오전 6시30분.
쌍용차(003620) 해고자와 가족 70여명은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칼바람을 이겨내며 마힌드라 회장을 기다렸다. 오전 8시45분 쌍용차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소통의 가치를 믿는다는 마힌드라 회장의 이야기가 진심이라면 한국을 떠나기 전 해고노동자들을 만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시작 10분 후 마힌드라 회장은 차량을 이용해 쌍용차 정문으로 들어섰다. 차량이 해고자들을 그냥 지나치면서 대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실망감이 돌았다. 이내 마힌드라 회장은 사측을 통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만나겠다는 연락을 취해왔다.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던 김득중 쌍용차지부장과 김정운 수석부지부장이 오전 9시쯤 본관 5층 접견실에서 20분가량 마힌드라 회장을 만났다. 파완 쿠마 코엔카 사장과 이유일 쌍용차 사장, 김규한 쌍용차노조위원장이 동석했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굴뚝농성을 하고 있는 이창근 금속노조 기획실장과 트위터로 대화를 주고 받았고, 그 내용을 공유했다. 이창근 실장이 "대화하자"는 트윗을 보내자 마힌드라 회장은 "지금 (평택)공장에 있다. 당신을 만나게 돼서 기쁘다"고 답했다.
◇이창근 금속노조 정책기획실장과 마힌드라 사장이 나눈 트위터 대화(사진=트위터 캡쳐)
트윗 대화를 마친 후 마힌드라 회장은 "굴뚝 농성자들과 해고자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득중 지부장은 전날 티볼리 발표회 기자회견장에서서 마힌드라 회장이 해고자와 굴뚝농성을 걱정해 준 점, 대립하는 문화가 옳지 않고 소통의 가치를 존중하다고 말한 데 대해 공감의 뜻을 전했다.
김 지부장은 "지난 6년 해고자들의 삶이 절박했지만 그 과정에서 누구 못지 않게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고, 신차 '티볼리' 출시와 성공을 해고자들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힌드라 회장은 "이유일 사장과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자"고 화답했다.
쌍용차지부는 이날 오후 마힌드라 회장과의 추가 면담을 요청해 놓은 상황. 다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쌍용지부 관계자는 "아직 사측으로부터 연락이 없다"면서 "굴뚝농성자와의 만남도 따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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