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아에스티-안국약품, 천연물신약 中 진출 '실패'
글로벌육성 435억 예산 투입..11개 프로젝트 중 6개 '드롭'
2015-01-14 14:43:06 2015-01-14 14:43:06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정부 예산을 받은 천연물신약들이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170900) '모티리톤'과 안국약품(001540) '시네츄라'가 중국에 임상을 접수했다가 중국 보건당국에 'REJENT(거절)' 조치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모티리톤과 시네츄라는 대표적인 토종 천연물신약으로 각각 180억원대, 300억원대의 처방액을 기록한 대형약물이다.
 
(사진출처=각사)
두 제품은 2011년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사업'에서 의약품 부문의 '글로벌선도 천연물신약'에 선정돼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글로벌선도 천연물신약 사업에는 동아에스티(구 동아제약), 안국약품, SK케미칼(006120), 제일약품(002620), 오스코텍(039200), LG생명과학(068870), 대웅제약(069620), 영진약품(003520), 운화 등 10여개 제약사와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등 15여개 대학교·연구소가 포함됐다.
 
2011년 7월에 1차년도 시작으로 2014년 6월에 3차년도가 끝나고, 6개월 연장돼 2014년 12월부로 사업이 종료됐다.
 
정부 예산은 3여년에 걸쳐 약 435억원이 투입됐다. 민간 펀딩까지 포함하면 전체 예산은 700억원대에 달한다.
 
글로벌에 진출하는 혁신적인 천연물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예산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 임상 비용에 투입됐다. 하지만 결과는 미흡했다.
 
특히 모티리톤과 시네츄라는 중국 임상이 2차년도(2012년 7월~2013년 6월)에 좌초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식약당국에 한번 거절당하면 재신청이 불가능하다"며 "중국이 자국 제약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허가절차 문턱을 높인 것도 있지만, 동아와 안국이 중국 진입장벽을 낮게 보고 안일하게 대처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모티리톤은 중국 진출에 실패하고도 3차년도(2013년 7월~2014년 6월) 예산지원 대상에 또 포함됐다. 동아에스티는 중국에서 선회해 미국과 유럽 임상에 3차년도 예산을 사용했다.
 
두 제약사뿐만이 아니다. 천연물신약 육성 사업은 2011년 당시 11개의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2014년 사업 종료 시점에는 5개만 진행 중이고, 나머지는 6개는 '드롭(실패·중지)'됐다.
 
동아에스티와 안국약품의 중국 진출을 비롯해 대웅제약, 제일약품, LG생명과학, 오스코텍의 사업이 모두 중지됐다.
 
일부 업체들은 자진철회로 지원 받은 예산을 전부 반납했고, 다른 일부는 조기종료가 타당하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예산의 일부만 돌려줬다.
 
이에 대해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모티리톤 제품 문제가 아니라 중국 식약당국의 절차상 문제로 드롭된 것"이라며 "중국이 타국의 천연물의약품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중국 규제 때문에 당초 계획을 수정해 시네츄라의 미국 진출을 시도했다"며 "시네츄라의 미국 기술이전 성과로 정부로부터 중국 진출 사업의 조기완료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업에 대한 보고서는 다음달 나올 전망이다.
 
산업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관계자는 "사업 결과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며 "각사의 보고서를 접수 받아 최종 평가를 2월 중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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