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진 국립오페라단장 임명은 낙하산 인사”
한예진 단장 자진사퇴 요구하기도
2015-01-15 00:14:44 2015-01-15 08:01:45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오페라계가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씨의 임명은 정부가 절차를 무시하고 경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인물을 배치한, 일명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한국성악가협회·대한민국민간오페라연합회·예술비평가협회·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소극장오페라연합회·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대한성악동호인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는 14일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국립오페라단의 역할과 정체성 제고를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사진=김나볏 기자)
 
앞서 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부는 9개월간 공석이었던 국립오페라단장 자리에 소프라노 한예진씨를 임명했다.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이기도 한 한씨는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했고, 유럽과 일본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약한 인물이다. 문체부는 임명 당시 "한예진 신임 예술감독이 세계 오페라 흐름에 대한 안목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오페라계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국립오페라단장이라는 중임을 맡기에는 검증된 바 없는 인물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임명 과정에서 오페라계의 의견 수렴 과정이 없었고, 문체부의 의지와도 상관 없이 '위'에서 떨어진 인사라고 입을 모았다.
 
박수길 전 국립오페라단장은 모두발언에서 한예진 국립오페라단장 임명에 대해 “행정가들의 일방적인 진행”이라며 “우리가 왜 이렇게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 참담한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장 쉽게 일을 마무리 하는 것은 한예진의 자진사퇴”라며 “사퇴를 결심한다면 오페라인들이 기꺼이 받아들이고 더 좋은 발전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춘혜 한국성악가협회 임시 이사장은 “활동 경력과 정상 경험 등 어느 것 하나 납득할 만한 게 없다”면서 “소프라노 한예진은 국립오페라단장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문체부를 향해서는 “판단의 기준과 선임까지의 절차 및 과정에 대해 분명히 묻고 싶다”며 “이번 신임단장 선임에 강한 의구심을 표시하며 동시에 독립성을 보장받고 오페라계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사로 재선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예진 신임 국립오페라단장의 임명 철회 요구 외에 국립오페라단의 운영체제에 대한 날선 비판도 쏟아졌다.
 
먼저 국립오페라단장이 예술감독과 행정감독을 겸하는 현 체제에 대한 개선 요구가 나왔다. 장수동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장은 “산적한 과제가 한둘이 아니지만 먼저 국립오페라단의 예술감독과 행정감독의 이원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 오페라가 세계적인 수준까지 이르려면 예술과 행정의 분리는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전동수 아츠앤컬처 발행인의 경우 “국립오페라단은 민간단체의 모범이 돼야 하는 단체, 대표성을 띠는 단체인데 현재 단원 없이 사무국만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차제에 운영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는 이날 토론회 이후 한국오페라연대를 발족, 한예진 단장의 임명 철회 관철을 위해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페라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는 전제 하에 국립오페라단 작품의 출연거부, 1인 릴레이시위 등이 투쟁 방법으로 언급됐다. 또 이들은 국립오페라단과 오페라계의 발전을 위한 항구적인 정책 개발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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