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정수기 시장에서 직수형 바람이 심상치 않다. 50% 이상의 높은 보급률과 경쟁사 증가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신흥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한 1인가구를 겨냥했다.
직수형 정수기는 정수된 물을 저장하지 않고 필터만 거쳐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정수기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저장 탱크가 없어 소형화가 가능하다.
또 제품 내부에 저수 탱크가 없어 세균 증식 등을 방지할 수 있으며, 전기세와 관리비도 기존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이 같은 장점을 갖춘 저수형 제품에 소비자들이 호응하면서 제조사별로 잇달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수형 정수기의 인기 원동력은 1인가구를 비롯한 소형가구 증가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내 전체가구의 15.5%의 비중을 차지했던 1인가구는 올해 25%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통가구로 불리는 4인가구를 넘어서는 수치다.
오는 2035년에는 34.3%까지 치솟아 34%의 비중이 예상되는 2인가구와 함께 일반적인 가구형태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1인가구는 부양가족이 없어 상대적으로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동시에 효율성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
◇(자료=통계청)
1인가구를 잡기 위해 정수기 제조사들도 공간과 경제적 효율성을 높인 직수형 정수기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1인가구가 최근 연간 소비규모 50조원에 육박하는 소비계층으로 자리잡은 만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45%의 점유율로 정수기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코웨이는 지난 2012년 출시한 직수형 '한뼘정수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후속 제품을 출시해 인기를 이어가고있다.
교원도 지난 13일 1만원대 렌탈료에 13cm에 불과한 부피의 초슬림 제품을 출시하고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대유위니아 역시 지난해 9월 출시한 직수형 '초슬림 반뼘 정수기'가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했던 정수기 사업 속에서도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동양매직과 쿠쿠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도 직수형 제품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국내 5위권 정수기 업체중 직수형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곳은 청호나이스가 유일하다.
여기에 대형 제조사인 LG전자마저 이번주 온수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시장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교원 관계자는 "적은 공간을 차지하는 데다 유지비도 적게 드는 직수형 제품은 제품 사용빈도가 적은 1인가구 등에 제격이라 최근 그 주가가 급상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직수형 정수기지만 '대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기존 역삼투압 방식의 제품을 선호하는 수요층도 제법 존재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최근 디자인과 공간활용도, 경제성 등을 앞세워 직수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역삼투압 방식 제품의 보다 세밀하게 필터링된 물맛을 선호하는 수요층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무게중심 자체가 직수형 제품 중심으로 옮겨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인가구 증가로 공간활용성이 높은 직수형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주요 정수기 제조사들이 해당 라인업을 갖추고 나섰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코웨이, 교원그룹, LG전자, 동양매직 직수형 정수기.(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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