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국내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미약품(128940),
대웅제약(069620),
LG생명과학(068870)에 이어 다음달
유한양행(000100)이 시장에 뛰어든다. 또 하반기에 2~3개 제약사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혈압 고지혈 복합제 시장 선점을 두고 제약사들의 소리없는 경쟁이 시작 된 것이다. 특히 업계에선 영업 강자인 유한양행의 출전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가세해 부진 성적에 빠진 복합제 시장이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제 '듀오웰'을 오는 2월에 출시한다.
(사진출처=각사)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제는 각 질환의 대표적인 치료제 두개를 섞어서 한알로 만든 복합제다. 약값 부담을 낮추고 복용 약물의 갯수를 줄여 환자들의 편의성을 도모하겠다는 목적으로 고안된 약물이다. 두개의 약을 먹어야 했던 번거로움을 값싸게 한알의 복합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용처방률도 높다. 업계에선 고혈압증과 고지혈증의 병용처방률을 25~30% 정도로 추정한다. 병용처방률로 보면 복합제의 잠재적인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정도다.
제약사들은 시장성을 높게 보고 제품 개발에 줄줄이 착수했다.
한미약품이 2013년 12월에 '로벨리토'를 가장 먼저 선보였고, 대웅제약과 LG생명과학이 각각 '올로스타', '로바티탄'를 나란히 2014년 4월에 출시했다.
하지만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제의 초반 성적은 업계의 기대와는 다르게 고전하는 모습이다.
의약품 조사기관인 유비스트 기준 2014년에 한미약품 로베리토는 39억원, 대웅제약 올로스타는 30억원을 기록했고, LG생명과학 로바티탄은 4억원에 그쳤다. 3개 제품의 전체 처방액은 70억원대에 불과했다.
업계에선 성적 부진의 배경을 만성질환에 보수적인 의료진의 처방패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산술로 보면 시장 규모가 막대하지만 실제 마케팅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며 "복합제는 특성상 처방패턴을 변화시키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일제의 용량을 조절해 두개의 약물을 따로 처방하길 선호한다. 두 제제의 용량이 고정돼 있는 복합제는 다양한 환자에게 적용이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신속한 용량 조절이 어렵다는 의미다. 복합제를 처방했다가 용량 조절이 필요해 각각 약물의 병용처방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새로운 처방 방식을 부담스러워하는 의사들의 처방패턴도 한몫한다. 또다른 관계자는 "의사들은 (환자 병세의 변화가 없는 한) 기존 치료제의 처방패턴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짙다"며 "기존 약물들이 문제가 없는데 복합제로 처방을 바꿔야 하는 명분이 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치료제 시장의 점유율을 뺏어와야 하는 한계도 있다. 더욱이 자사의 간판제품 두개를 결합시켰기 때문에 복합제의 마케팅 확대는 기존 단일제가 실적 하락하는 풍선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제가 성공하려면 복합제 인식 확대와 다양한 용량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제를 알리는 데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올해에 용량을 달리하는 복합제 두개를 출시할 것"이라며 "의사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중요해 심포지엄 등 학술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3개 제품의 성장률이 매달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고 유한양행 등이 가세하면 복합제의 입지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제는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이라며 "유한의 대표품목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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