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을 담은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올해도 변함없이 넘쳐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수는 박스권에 갇혀 있고 기업 실적이 부진한 상황도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보고서를 내놓는 것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매도 리포트가 나온 종목은 14개에 불과하다.
이는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지난 2013년 취임하면서 매도 리포트를 적극적으로 발간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증권업 관계자들은 비록 지난해 매도 리포트 수가 증가했지만 그 추세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성과는 증권사의 법인 영업팀의 실적과 비례하는 구조"라며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보고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사려고 하면 아무래도 리포트를 제공한 증권사에게 매수 주문을 많이 내게 되고 그에 따라 증권사 법인 영업팀의 수익은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널리스트 성과 중 펀드매니저에 의한 부분이 굉장히 크다"며 "만약 펀드매니저가 특정 종목을 구입한다면 해당 애널리스트는 다음 연봉 협상에서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한번은 매도 의견을 낸 것도 아니고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는데 해당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로부터 주식 가치가 떨어졌다, 계좌를 다른 증권사로 옮기겠다 등 항의를 들은 적이 있다"며 "괜히 증권사에 미운 털 박힐까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종목을 분석하는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안 쓰는데 괜히 혼자 썼다가 튀는 걸로 오해받는 것도 매도 의견을 꺼리게 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가 바뀌고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기대감과 실적 개선 전망 등의 단어들이 증권사 리포트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며 "항상 그러하듯 연초에는 올해가, 상반기에는 하반기가, 연말에는 내년이 좋아질 것이라는 식으로 증권가의 긍정적 시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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