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8일 보아오포럼 제8차 연차총회 개막연설을 통해 전 세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이 투자와 무역 등 각 분야에서 전면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 총리는 이날 낮 13개국 정상과 정.재계 주요 인사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금융위기는 한 나라만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전 세계 특히 아시아의 각국이 단결하고 전면적으로 협력해 위기극복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60%와 경제무역 규모가 25~33%를 차지하는 거대한 지역"이라며 경제무역 분야의 협력과 무역장벽 철폐를 통한 보호무역주의 타파, 적극적인 자유무역지대 건설, 금융 재정분야의 협력을 통한 금융시장 안정, 투자확대 등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6조달러 규모의 중-아세안 자유무역지대를 2010년에 설립하고 100억달러 규모의 중-아세안 투자협력 기금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하고 통화스와프 범위와 규모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는 APEC, ASEM 등 각종 국제회의 무대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국제금융시스템 개혁을 위한 신흥시장의 대표성과 발언권 강화, 기축 통화와 거시경제 정책에 대한 감독 강화, 다원화된 국제통화 시스템 건설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원화된 통화시스템 건설에 관한 원 총리의 언급은 위안화의 국제통화로의 위상강화를 추진하는 중국에 대해 아시아 각국이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는 이밖에 교통, 전력, 통신 등 사회간접 자본의 호환과 네트워크화 추진, 환경보호, 신에너지 등 녹색 성장 분야의 협력 추진, 도하라운드 협상, 빈곤퇴치 노력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연설 첫 부분에서 "중국이 실시한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이 곳곳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1분기 경제통계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 소비, 국내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내면서 경제운용 상황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중국 경제는 대외수요의 지속적인 감소와 수출 감소폭 증가, 산업생산 및 경제효율성 하락, 재정수입 감소, 취업난 가중 등 각종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유연한 통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위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중국 경제의 빠르고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신뢰는 황금과 돈보다도 중요한 것"이라면서 "희망은 불빛과 같은 것으로 각국과 각 기업, 세계인에게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연설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다짐을 전하고 국가간 협력을 촉구했다.
(보아오<중국>=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