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권주자, 보좌진 주최 좌담회서 날선 신경전
2015-01-21 12:28:46 2015-01-21 12:28:46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국대의원대회가 2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주자들이 당 보좌진협회 주최 좌담회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보좌진협회(새민보협) 박도은 회장은 2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좌담회에서 "당대표 후보자들을 모시고 한 번도 직접 자리를 갖지 못 한 아쉬움으로 자리를 마련하게 됐고, 당의 혁신이 아닌 혁명이 필요한 상황에서 과연 누가 우리 당을 이끌 적임자인지 모시고 듣고 싶었다"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기호순) 후보는 곧이어 보좌진 측에서 선정한 공통질문과 개별질문에 답하며 각자의 강점을 강조하고 상대의 약점을 찌르며 장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박 후보는 상대 후보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문 후보에 대해서는 "굉장히 맑으신 분으로 지난 대선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48%의 지지를 얻었다. 어떤 의미에서 대통령 후보로 가면 제일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며 당대표가 아닌 대선주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문 후보는 이에 "박 후보는 역시 오랜 정치경력, 관록, 대여 공격력이 장점이신데 그 탁월한 공격력을 요즘에는 저한테 하고 계신다"며 당내·외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네거티브 선거전 문제를 꼬집었다.
 
이 후보는 "문 후보는 참 담백한 맛이 있는 분으로 그런 만큼 다른 맛을 첨가하지 말고 고유의 맛을 간직하셨으면 좋겠고, 박 후보는 양념 맛이 좋은데 양념을 너무 많이 쓰시면 고유한 맛을 잃을 수 있으니 약간을 주의를 하셨으면 좋겠다"며 두 후보 모두에 견제구를 던졌다.
 
당내 사정에 해박한 보좌진인 만큼 각 후보에 대한 개별질문에서도 날카로움이 묻어났다.
 
문 후보에 대해서는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인한 영남 지역 타격', '당대표 선거 출마가 차기 대선에서의 유리한 입지 구축 차원이 아닌지', '당대표 당선 시 차기 총선에서의 공정한 공천 방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문 후보는 이에 "부산·경남에서 각각 2명, 1명이 당선됐지만 근소하게 진 분들이 있다. 지역의 벽에 가로막힌 것으로 제가 당대표가 되면 우리 당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그런 분들이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손학규 전 대표님이 민주통합당 창당까지 대표를 하셨는데 손 전 대표는 우리 당의 대선 주자 지지도 1위였고 그런 분이 왜 대표가 되느냐에 대해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원 재보선 승리와 당대표를 하며 대선 지지도가 높아지길 바란 것이 당시의 마음이었다"며 당-대표 분리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공천에서 탕평을 하라고 말하면 계파 나눠먹기로 공평하게 하자는 뜻이느냐"며 반문한 뒤 "예측가능하고 투명한 공천을 통해서 신진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 자연스럽게 인적쇄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호남 정당에 대한 우려', '과거 친노세력과의 담합 이력', '지방선거 당시 목포 지역 무소속 당선'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박 후보는 "우리는 호남만 갖고도 승리 안 되지만 그렇다고 호남을 빼도 안 된다. 1000만 호남인이 사실상 새정치연합을 지키고 있다"며 호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해찬 전 대표의 제안을 받고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그 길로 나갔다"며 "저는 중앙당 한 번 못 가고 호남 사람이니까 호남에 가서 선거운동 열심히 해서 90% 이상 지지를 받았는데 문 후보는 고향에서도 지더라. 모든 사심을 버리고 앞으로 어떤 일도 하겠다"며 당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무소속 출신 시장 후보가 당선된 데에 먼저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9명 시장 후보가 나와서 경전을 준비하다가 한 후보가 지지도가 높으니 다 사퇴해서 무소속 후보를 밀었다. 그래서 공천제도를 혁신하자는 것"이라며 문제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 후보는 '486세대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 '세대에 갇혔다는 지적',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에 대해 질문 받았다.
 
이 후보는 "저희들에 대한 지적은 통렬하게 공감하고 부족한 점이 참 많았다"면서 "잘못의 뒤에 숨어서 도망치는 것이 더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계파, 지역구도, 낡은 질서에 맞서서 도전하는 게 더 큰 용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왜 안 나섰는가 하는데 최고위원을 하면서 4대강 사업,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보편적 복지 반란, 박원순 서울 시장의 당선에서 역할을 했다"며 '한 일이 없다'는 비판에 반박했다.
 
이 후보는 또 "모든 세대와 소통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다른 후보들 중에서 (해당 세대에) 전문가 집단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제 세대 전문가들과 깊게 소통하고 의기투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장년 집단의 전문성과 이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를 거듭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주자들이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보좌진협회 주최 좌담회에 참석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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