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척돔 문제, 넥센과 상반기 내 협의 마칠 것"
2015-01-24 14:16:47 2015-01-24 14:16:47
◇고척돔.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서울시가 서남권 돔 야구장(고척돔)을 사용할 유력 기업인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와 대화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공공성과 형평성 고려 및 국내 최초의 돔구장을 운영하는 데에 필요한 능력을 중심에 두고 상반기 내로 넥센과 원만한 협상을 행할 방침이다.
 
신대현 서울시 체육진흥과장은 24일 <뉴스토마토>에 "서울시와 넥센 야구단은 올해도 벌써 두 차례 만났다. 체육행정과는 이 일(고척돔 사용자 물색)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면서 "고척돔 협상은 어떻게 결정되도 한 쪽에서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란 사실을 안다. 하지만 협상을 하며 서로의 견해차를 좁히며 좋은 결실을 맺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1일 체육진흥과로 온 신 과장은 "서울시는 공공기관으로서 고척돔의 운영 방향을 말했고 넥센 구단은 자신의 현재 입장을 밝혔다"며 "협상은 결코 한두번 만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첫 돔구장이다. 잘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동 야구장은 내년부터 아마추어용
 
넥센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목동을 무조건 떠나야 한다. 서울시가 내년부터는 목동구장을 아마추어 야구장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야구협회(KBA)와 협약도 맺은 상태다.
 
KBA와의 협약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목동구장 인근 다수 주민들의 잇따른 민원은 넥센의 목동구장 사용을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실제로 목동구장 인접 주민들은 넥센이 목동구장에서 경기를 시작한 2008년초부터 심각한 빛공해와 소음공해에 시달렸다. (본보 2014년5월16일자 보도 '프로야구 경기 열리는 목동구장, 주변 주민들에겐 '재앙'이었다' 참고)
 
게다가 올해는 넥센이 창단 이후 최초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진출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3일)을 며칠 앞둔 11월7일과 8일에 3차전과 4차전 경기를 치렀고, 그간 참던 주민들도 불만이 폭발했다. 경기 시점도 문제나 아파트 단지 내부에 야구 팬들의 불법주차 차량이 급증하고 단지 내에서 취객이 돌아다닌 사실도 주민들의 불만을 크게 키웠다. 
 
넥센도 창단 당시부터 고척돔의 입성 의향을 고려했다. 당시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현대 인수 구단이나 신생팀에게 돔구장의 사용권을 배정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결국 내년 넥센이 고척돔으로 옮겨야 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또한 넥센은 적자가 발생하면 모기업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구단이 아니다. 서울시는 이러한 넥센 구단의 사정을 인지하고 대화를 진행 중이다.
 
신 과장은 "서울시는 고척돔이 시의 명소가 되길 기원한다. 그것이 공공이 할 일"이라며 "시는 공공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되 프로 구단도 고척돔 입성을 통해 발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길 정말 바란다. 시의 협상은 이에 맞춰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고척돔 관련 협상을 체육업무 담당 부서인 문화관광디자인본부가 맡아서 하고 있다. 넥센은 현재 남궁종환 부사장과 대리급 실무자가 전담하고 있다. 시와 넥센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만나서 총의를 모을 예정이다.
 
◇목동아파트 530동 가정에서 마라본 목동구장. (사진=이준혁 기자)
 
◇"고척돔은 복합문화시설이지만 주기능은 야구장"
 
고척돔은 야구장이 맞지만 복합 문화시설로 활용하면서 관련 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
 
현재 대규모 공연과 집회 활동이 가능한 실내 시설은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비롯한 서울의 동남쪽에 몰려있다. 코엑스(COEX)와 AT센터를 비롯한 대형 컨벤션센터도 서울 강남구 및 서초구에 입지한다. 서남쪽엔 이같은 시설이 그다지 없다. 
 
고척돔이 완공될 경우 이같은 대형 콘서트와 집회 그리고 각종 컨벤션 활동까지 맡을 수 있다. 서울 서남권의 수요가 기대되는 만큼 고척돔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는 고척돔의 본래 목적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공연·집회·컨벤션 활동을 위해 음향과 조명을 확충하긴 했지만 야구장으로서의 활용을 강조했다.
 
신 과장은 "고척돔은 복합문화시설로 지었지만 주 기능은 분명 야구장"이라며 "시는 현재 '고척돔에서 프로야구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잠실야구장을 사용하는 구단인 두산과 LG는 잠실종합운동장 터에 지어질 예정인 돔구장을 쓸 것으로 보고 있어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는 잠실종합운동장과 주변 지역에 대해 '동남권공공개발추진반'을 통해 개발을 모색 중이고 돔구장 건설도 논의 중이다.
 
다만 넥센이 시민구단이 아닌 사기업이라 지원에 난관이 있는 점은 분명 난제다.
 
신 과장은 "세금으로 지은 시설이고, 공공시설인만큼 공공성을 지켜야 마땅하다"면서도 "우선협상 대상인 넥센이 야구전문 기업으로 두산과 LG보다 열악하단 사실이 문제다. 공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묘수를 어떻게 찾느냐가 현재의 과제다. 게다가 두산·LG를 차별할 수도 없다. 공공성과 형평성이 중요하지만 넥센의 여건도 알기에 마땅한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프로야구단 오릭스 버팔로스의 홈 야구장 '교세라 돔 오사카' 입구. (사진=이준혁 기자)
 
◇"한국의 첫 돔구장, 넥센과 협력해 운영할 것"
 
국내에 '돔'의 형태로 운영되는 실내 체육시설은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경륜 등 수익 구조가 다르거나 체조나 펜싱 등 프로 체제가 갖춰진 종목이 아니다. 프로화가 마무리된 종목의 돔 구장 시설은 고척돔이 처음이다.
 
그래서 고척돔은 운영의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건설·체육 전문가들이 '모기업 지원이 없고 프런트 규모가 타팀보다 작은 넥센이 고척돔을 정상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보이는 것도 납득이 간다.
 
이에 대해 신 과장은 "넥센이 최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직원을 채용했단 얘기를 들었다. 서울시도 시의 시설인만큼 고척돔이 정상 운영되도록 더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협상 목표시한은 올해 상반기다. 이같은 시한은 넥센을 배려한 조치다. 고척돔 시운전은 물론 사전 계획 및 계약 등을 위해 반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보기 때문이다.
 
신 과장은 "임대차의 방식이 어떠한 형태가 되든 고척돔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넥센 구단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올해 상반기에는 양측의 협상을 마무리하려 한다. 대관방식이라도 전례가 없는만큼 다양한 준비로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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