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방지대책, 주말에 장관 모여놓고 또 재탕?
2015-01-24 22:45:20 2015-01-24 22:45:20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아동학대 방지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주말까지 모여 논의한 대책은 그간의 대책을 재탕하는 수준에 그쳤다.
 
24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후 4시 한국보육진흥원에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아동학대 근절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최근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이후 정부의 후속대책 마련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강신명 경찰청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황 부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만 2세 미만 영아는 어머니와의 애착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정교육이 보장되도록 2월까지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유아교육과 보육교육 간 질적 차이를 줄이고 어린이집 환경을 개선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아동학대는 심각한 범죄 행위이므로 뿌리 뽑아야 한다"며 "아동학대 가해자와 시설에는 엄정한 행정처분을 집행하고 "보육교사 양성과정과 근무여건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보육교사 자격 취득을 강화해 교사의 자질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 서울 용산구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아동학대 근절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News1
◇왼쪽부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꺼낸 내용들은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보육체계의 구조적 개선이 아니라 정부가 그간 내놨던 아동학대 대책을 재탕한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로 지난 22일 열린 교육부,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미 정부는 "아동학대 보육시설을 폐쇄하고 유치원과 유아 대상 학원에 CCTV 설치를 늘리겠다"며 "수사·의료 기관과 연계해 아동학대 사건에 신속 대응하는 등 안전한 유아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육교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기 위해 보육교사 자격취득에 필요한 시간과 난이도를 높이고 인·적성 검사도 의무화하겠다"며 "보조교사 확대, 업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정서·심리상담 프로그램 제공 등으로 교사의 근무환경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었다.
 
이는 정부가 올해 업무보고에서 다뤘고 최근 몇년간 반복해서 발표한 감시·처벌 위주의 아동학대 방지대책, 사후약방문식 방안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더구나 아동 관련기관과 시민단체 등이 아동 보육시설 예산확대,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내실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을 통한 보육 공공성 강화를 아동학대 방지대책으로 주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아동학대 방지대책은 성난 여론 불끄기용이라는 지적이다.
 
그밖에 유아교육과 보육교육을 통합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다뤄졌던 내용으로, 2년 넘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 '만 2세 미만 영아의 가정교육을 강화' 역시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워 보육을 어린이집 등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후속대책 마련이 없다면 황 부총리의 발언도 공언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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