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가 오는 2017년까지 균형예산을 이루고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1700억루블 규모의 '반위기계획(anti-crisis plan)'을 세웠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
사진)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오는 2017년까지 균형예산에 도달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일 년간 예산이 줄어들면 줄어들었지 전보다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무분별한 지출을 막는 것이 이번 반위기계획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가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에너지 수출 사업이 유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재정 지출을 줄이는 식으로 균형 예산을 이루고 나머지 재정 역량을 전략 산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예산을 확대하기보다 비전략 부문 예산에서 돈을 조금씩 떼어와 1700억루블의 자금을 비축해 놓기로 했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가 지난주 다보스포럼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에너지, 농업, 교통, 통신 등이 전략 산업으로 선정될 전망이다.
서방의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 국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 등 삼중고가 겹치면서 러시아 경제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인 정크 등급에 해당하는 'BB+'로 한 단계 강등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가 러시아에 정크 등급을 매긴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외환보유고도 대폭 줄어 빚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러시아 외환보유고는 지난 한 해 동안 1000억달러가 넘게 줄어들었다. 유가 하락으로 원유 수출 마진이 줄어든 데다 중앙은행이 루블화 약세를 막느라 달러를 엄청나게 소진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루블화 방어를 위해 무려 880억달러를 썼다. 그 결과, 이달 중순 러시아 외환보유고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380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무디스와 피치도 S&P를 따라 러시아에 투자 부적격 등급을 부여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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