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해야죠.” 23살 정민경의 외침
새파란 외침
2015-01-29 09:30:00 2015-01-29 10:07:24
11월의 어느 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A를 만난 건 무려 3년 만이었다. 3년 동안 각자 다른 길을 걸으면서 서로에 대한 기억이 흐려졌을 거다. 그렇게 흐린 기억으로 서로를 생각하다가 다시금 재회하게 된 건 A와 내가 절친하게 지냈던 B가 휴가를 나온 덕분이었다.
 
B는 셋이 한 번 다 같이 만나자고 연락했고 나와 A는 흔쾌히 동의했다. 입대 전 자주 연락을 주고 받던 B와 달리, A와는 졸업 이후 전혀 접점이 없었기에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니 3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우리는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각자의 집으로 흩어질 때, A는 우리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꿈이 없어서 막막하다. 어쩌면 좋을지” 20대 초반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을 A의 고민에 쉽게 답을 줄 수가 없었다. 나 역시도 이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고, 아직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어정쩡한 도움을 주는 말을 해주기에는 미안했기 때문이다. 결국 “힘내”라는 별 위로도 안 되는 말을 내뱉고 헤어지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온 후 문득 책 한권이 떠올랐다. 지난 6월 군에서 전역한 후에 서점에 갔다가, 다른 책들과는 사뭇 다른 마이너스러운 표지와 내 나이와 같은 스물 셋이라는 숫자에 이끌려 사버린 [스물 셋 그리고 열한 발자국]이라는 책이었다. 열한 명의 보통 사람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과 더불어 본인의 성장을 기록한 이 책의 저자는 나와 같은 23살의 대학생이었다. 그녀 역시 20대 초반의 청년이 하는 보편적인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이 이 책을 쓴 동기라고 했다.
 
“그녀와 만나서 대화하다 보면 약간의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힌트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약간의 노력 끝에 그녀의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었다. 앞으로 소개 할 내용은, 내가 위와 같은 이유로 진행한 [스물 셋 그리고 열한 발자국]의 저자 정민경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글이다.
  
◇스물 셋 그리고 열한 발자국 표지(사진=바람아시아)
  
1. 스물 셋이라는 나이와 어울리게 [스물 셋 그리고 열한 발자국]이란 제목으로 책을 쓰셨어요. 책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스물 셋 그리고 열한 발자국]은 제가 11명의 인생 선배님들을 만나면서 진행한 인터뷰를 실은 책이고 그 분들과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이 되어있어요. 제가 주인공이 돼서 11개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형식이고 한분한분 만날 때 마다 저란 사람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최대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독자들이, 변해가는 제 모습을 보면서 평범하고 흔한 대학생인 저 같은 사람도 변할 수가 있구나 하게끔 생각하셨으면 하는 책이에요.
 
2. 보통 멘토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을 멘토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민경 씨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들을 멘토로 삼아서 인터뷰를 진행하셨어요. 저는 그게 정말 신선했어요.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저는 제 앞날이 너무 불안했어요. 전공공부도 저와 맞지 않았고 꿈이 없었죠. 그런 불안함 때문에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고 유명인들의 강의도 여러 번 들었어요. 강연장에 직접 찾아간 적도 많았죠. 그 때 많이 보고, 들은 얘기가 “꿈을 가지세요!” “청춘을 불태우세요!” 하는 말들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말들은 너무 막연했고 저에게 설득력을 주지 못하더라고요. 유명한 멘토들인데 책임감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죠. 그래서 나에게 더 다가올 수 있는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고민하게 됐고, 결국 “내 주변에서 조금 특별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내게 더 도움이 되겠구나.”라고 결론을 냈죠. 그 이후로 다양한 분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게 됐죠.
 
◇tvN 'SNL' 화면 캡쳐
 
3. 직접 발로 뛰면서 인터뷰를 하신 것도 놀라운데, 직접 그 내용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신게 정말 대단하네요. 어떻게 책으로 만드실 생각을 하셨어요?
 
-처음에는 인터뷰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는 게 더 파급력이 크다고 생각했어요. 또 블로그가 아니면 정리할 곳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내는 일은 아예 꿈도 못 꿨어요. 그런데 친오빠가 “블로그는 뭔가 약해. 파급력도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크지 않아. 차라리 책으로 내보는 건 어때?” 라고 말해줬어요. 책을 쓰는 것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아하더라고요. 오빠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저도 “책 쓰는 게 어렵지 않구나! 책으로 내봐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죠. 책을 출판하는 과정을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냥 인터뷰부터 진행했어요. 무식하니까 용감했죠.
 
4. 오빠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나봐요.
 
-그렇죠. 오빠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인터뷰 과정에서도 오빠가 많은 도움을 줬거든요. 그리고 저희 오빠가 지금은 회사에서 나와서 개인 사업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이랑 해주는 말이 좀 달라요. 다른 사람들은 취업을 위해 어떤 스펙을 쌓아야 한다거나 대외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하는 반면에, 저희 오빠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을 해주거든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든지.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니까 아무래도 제 시야도 넓어지고 그래요. 오빠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5. 인터뷰이(interviewee)를 선정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었을 것 같아요. 특별한 기준이 있었나요?
 
-일단 너무 유명하면 안돼요. 유명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서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했으니까요. 그리고 인터뷰이들을 찾을 때, 제가 직접 잡지나 TV, 인터넷 등을 통해서 알아보거나, 지인들의 소개를 통해서 추천을 받기도 했는데 이 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건 그 분에게 무언가 궁금한 게 생겨야 했어요. 왜냐면 제가 물어볼게 있어야 들을 것도 있고 배울 점도 있는 거니까요.
 
백승기 선생님을 예로 들어볼게요. 제가 주변에서 선생님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보면, 모든 선생님이 그러신 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선생님으로서의 사명감보다는 조금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선생님이 되어서도 선생님으로서의 소임을 잘 못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백승기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과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고 싶었다.” “나를 낮추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자 했다.”하는 얘기들을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와서 하셨어요. 백승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분은 어떻게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생겼어요. 그리고 이 의문을 포인트로 해서 인터뷰를 진행했죠.
 
6. 열한 분을 인터뷰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모든 분들이 기억에 남죠. 다들 정말 좋으신 분들이어서 한 명만 꼽기에는 너무 어렵네요. 물론 인터뷰 한 뒤로 1년 반 정도 시간이 흘러서 당시 인터뷰 한 내용 전부가 생각이 나지는 않아요. 다만 그 분들에게 얻은 깨달음 한두 줄 정도는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몇몇 분을 예로 들면 서은경 간호사님 같은 경우에는 “꿈은 직업이란 것으로 단순화할 수 없다.”라고 하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우리 또래는 꿈이라고 하면 대부분 직업으로 연결시키잖아요. 미래가 불안하니까 얼른 직업을 갖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어 해요. 그런데 직업을 꿈으로 하면 너무나 제한적인 꿈이 돼버려요. 그 때 그 말씀을 듣고 “아 그동안 내가 너무 좁은 시각으로 생각했구나.”라고 깨달았죠.
 
은행에 다니는 최승선 언니도 특별히 기억에 남네요. 언니가 인터뷰 중에 “나는 나를 정말 사랑한다. 내 자신을 사랑해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게 되었어.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게 아니야.”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그 분은 한 은행에서 13년간 일하시다가 그 능력을 인정받아서 5급 행원으로 전환되셨거든요. 이게 전례가 없는 일이에요.
 
저도 당시에 책을 쓰는 일과 동시에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어요. 책을 쓰는 건 좋은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 정말 재미가 없었어요. 그런데 언니와 인터뷰 한 후에 스스로 ‘어떻게 아르바이트를 해야 날 위한 시간이 될까?’ 이렇게 고민하게 됐고, 해야 할 일을 직접 찾아서 하게 됐어요. 아이들을 더 열심히 가르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원 일들을 도맡아서 했죠. 그러자 주변 반응도 좋아졌어요.
 
7. 책을 낸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어요? 제 친구들은 민경 씨가 우리랑 동갑인데 책을 냈다고 하니까 다들 대단하다며 감탄했어요.
 
-사실 아빠는 제가 책을 쓴다는 걸 모르셨어요. 아빠는 제가 딸이다 보니까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교사 같은 직업을 가지길 원하셨어요. 근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직업은 저의 적성이랑 맞지 않는거에요. 그래서 말로 설득을 하기 보다는 직접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게 낫겠다 싶어서 아빠한테는 1년 반 동안 비밀로 하고 진행을 했어요.
 
책이 나온 뒤에 아빠한테 책을 드리니까 아빠가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네가 언제 이런 걸 했어?!”하시면서요. 그 다음부터는 공무원 시험 보라는 얘기는 안하세요. 대신 제가 뭘 하든, 무슨 말을 하던 다 들어주세요.
 
그리고 제가 인터뷰를 할 때 “나 사람들 인터뷰할거야!” 또 책을 쓰기 시작할 때는 “나 책 쓸 거야!”하고 친구들에게 얘기하고 다녔어요. 친구들도 처음엔 놀라고 신기해하다가 나중에는 응원해줬어요. 인터뷰이들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고, 책이 나왔을 때는 “아 드디어 나왔구나! 고생했어.”라고 다들 축하해줬죠. “너 진짜 할 줄 몰랐는데”하는 반응들도 많았어요.
  
8. “진짜 할 줄 몰랐는데”하는 반응이 나온 것처럼, 사실 모르는 사람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서 책으로 쓴 뒤에 출판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힘든 적도 많았나요?
 
-힘들었던 것들 얘기하면 인터뷰가 길어질 수도 있어요.(웃음) 사실 인터뷰 진행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어요. 인터뷰이들이 다들 착하고 친절하셨거든요. 전화를 걸어서 인터뷰 요청을 하면 대부분 받아주셨어요. 인터뷰이 입장에서는 본인의 삶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에게 얘기 할 기회가 평소에는 흔치 않잖아요. 그래서 대부분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좋아해주셨죠.
 
인터뷰를 하러 찾아갔을 때도 제가 굳이 인터뷰를 진행하려 하지 않아도 그 분들이 알아서 이야기를 다 해주세요. 인터뷰이분들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많으셨던 거죠. 또 제가 어려워할까봐 저를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저는 그냥 리액션 잘해드리고, 준비한 질문 여쭤보고 그랬죠. 그래서 인터뷰를 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책을 출판하려고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우선 저는 책을 내기 전에 글을 써본 적이 없었어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는 건 그래도 할 만 했는데, 저의 스토리를 담아서 글을 쓰는 일이 어려웠죠. 매일 밤마다 울면서 글을 썼어요. 그러고 나서 아침마다 감정덩어리 글들을 정리하고 그랬었어요. 이후에 원고를 완성해서 출판사에 보냈는데, 출판 시장이 불황이라서 그런지 전부 거절당하고 딱 한 곳에서 연락이 왔어요.
 
원고를 가지고 한번 찾아오라는 거에요. 그 출판사가 좀 큰(?) 출판사에요. 기대 반 걱정 반인 마음으로 찾아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벽에 크게 빨간색 글자로 ‘아이디어가 없으면 죽어라’하고 써져 있더라고요. ‘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 처음 의문이 들었고, 이어서 ‘이런 곳에서 만들어진 책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연이어 들었어요. 그리고 담당자분과 얘기하는데 그 분이 얘기하는 건, 책의 본질적인 내용보다는 어떻게 해야 책이 잘 팔릴지 혹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지 그런 것들을 얘기하셨어요. 그 때 ‘이 곳은 내가 내고자 하는 책이랑 맞지 않는구나.’하는 확신을 얻었어요. 저는 책을 통해서 저의 성장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거든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출판사를 박차고 나왔지만 어쨌든 출판을 해야 하잖아요. 한군데도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결국에는 출판대행사에 맡겼어요. 출판사에 원고를 맡기면 교정부터 내, 외부 편집 및 디자인까지 전부 다 해줘요. 반면에 출판 대행사에 맡기면, 대행사가 일을 약간 해주긴 하지만, 대부분의 일을 작가가 도맡아서 해야 해요. 돈도 많이 들어가죠. 저는 운이 좋게도 당시에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들이 많이 생겼어요. 다행히 제가 투자할 돈을 모두 충당할 수 있었죠.
 
그런데 초판이 나온 뒤에 책을 보는데 이건 아닌거에요. 책에 오타도 너무 많았고, 문법도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어요. 책의 여백이라든가 비율도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안 나왔어요. 그 정도는 출판 대행사에서 해주실 줄 알았는데 제대로 안됐죠. 너무 아쉬워서 펑펑 울었어요. 아무도 안보면 어떡하지 싶었어요. 그래서 2판 찍을 때는 제가 직접 원고를 맞춤법 교정프로그램에 일일이 넣어서 맞췄어요. 내부 디자인도 조금 더 확실하게 해달라고 신신당부했죠. 그러니까 2판은 조금 나아졌어요. 책을 만드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어요.
  
9. 인터뷰하고 책을 내는 과정동안 많은 시간을 쓰셨겠네요. 그 시간에 다른 친구들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스펙들을 쌓으려고 했을 텐데 솔직히 불안하지는 않으셨어요?
  
-솔직히 정말 불안했어요.(웃음) 남들은 영어공부하고, 학점 관리하는 시간에 저는 책을 쓰겠다고 여기저기 다니고 있으니까요 불안함이 엄습할 때도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책을 쓰는 일에 더 몰두했어요. 중간에 포기를 한다 해도, 인터뷰 한 자체가 저에게는 큰 재산이었지만 책으로 나와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어야 더 보람이 있잖아요.
 
◇'스물셋 그리고 열한 발자국' 저자 정민경씨(사진=바람아시아)
 
10. 결국은 책을 완성을 하셨어요. 볼 때마다 뿌듯하시겠어요. 책 서문에 보면 민경 씨가 “목표했던 11명을 다 만난 후, 나는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 빛나는 법을 알게 되었다.”라고 하셨어요. 이 방법 좀 설명 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책을 내려고 하면서, 어느 순간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인터뷰이 분들도 저를 보면서 대견해 하셨어요. 또 어떤 분은 “나는 너 만할 때 이런 일을 할 생각을 못했는데 부럽다.”라고 해주셨고 다른 분은 “내가 너의 나이 때는 어떻게 할지 몰라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때 나를 보는 듯하구나.”라고 해주셨어요.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일이 정말 재밌게 다가왔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누가 하지 말라고 해도 어떻게든 하고,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시켜도 잘 안하게 되잖아요. 사실 정말 평범한 이야기인데 이걸 단순히 귀로 들었을 때 보다 실제로 몸소 느꼈을 때 정말 와 닿았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스스로 행복해지고 빛나는 법이에요.
 
11. 얼마 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제 친구가 이런 말을 했어요. “나는 아직 꿈이 없어서 무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너무 불안해” 사실 이런 고민을 가진 저희 또래들이 정말 많아요. 이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셨던 민경 씨가 또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막연한 대답은 좋지 않을 것 같아요.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질문이네요.
 
첫 번째는 자신과 대화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나와 대화를 많이 하면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남의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게 되요. 내 주관이 뚜렷하잖아요. 그런데 자기와 대화를 하는 사람이 많을까요? 자신과 대화를 하다가 “에이 몰라 나중에 하자 지금은 피곤해” 하면서 현실과 타협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계속 나와 타협하면 시간은 흘러가고 나중에 더 조급해지고 뭘 할지 모르게 돼요. 많은 친구들이 “내가 뭘 할지 모르겠어.”라고 해도 자기 마음속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들이 “너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말해주길 바라고 있을 수도 있어요.
 
제가 만난 분들 중에 이명환 역무원님이나 서은경 간호사님 같은 경우에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해요. 이 분들은 정말 열심히 고민하셨을 텐데 저희는 조금 하다가 말고 힘드니까 나중에 해야지 하고 그만 둔단 말이죠. 그러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자기에 대한 확신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많은 경험을 쌓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해요. 중요한건 내가 하고 싶은 경험을 하는거에요. 남들이 하라고 해서 하는 것 말고요. 많은 사람들이 “너 공모전 해야 돼” 혹은 “너의 나이에는 여행을 다녀야 해” 라고 말해요. 여행을 다니고 공모전을 하는 일이 나쁜 건 아니에요. 다만 정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많은 걸 배울 수 있을거에요.
 
마지막으로는 자신에 대한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이 것 밖에 못해, 이 일은 어려울 것 같아.” 라고 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닫지 말고,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그리고 하고 싶은 경험들을 하면 자신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거에요.
 
자신과 끊임없는 대화하기,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경험하기, 나의 가능성을 닫지 않기. 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이 아닐까? 그녀가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나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녀가 나와 또래 친구들에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고 소리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 역시 많이들은 익숙한 말이지만 조금 다른 건, 책이나 TV에 나오는 유명인이 아닌, 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가 직접 체험해보고 해주는 말이라는 거다. 그만큼 진정성이 느껴졌고, 신뢰할 수 있었다. A, 그리고 꿈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청년에게 그녀의 외침이 들려지길 희망한다.
  
우영희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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