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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삼성전자(005930) 휴대폰 사업을 이끄는 무선사업부(IM)가 지난해 3분기 기록한 실적 충격에서 벗어나며 숨고르기에 성공했다. 다만 프리미엄 시장을 애플이 평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기감은 여전하다. 갤럭시와 아이폰의 물고 물리는 반전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2조7301억원, 영업이익 5조28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중 IM 부문에서 매출액 26조2900억원, 영업이익 1조750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22.42%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3조5100억원이 증발했다. 하지만 직전 분기였던 3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6.95%, 영업이익은 12% 늘어났다.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4와 함께 중저가 라인업이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줬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전사적으로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제품 믹스 개선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비용 효율화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 출시된 갤럭시노트4 효과로 하이엔드 비중이 증가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해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IM부문에서 111조7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년 대비 19.49% 감소한 수치다. 갤럭시S5의 부진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크게 밀렸고,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의 질적 성장으로 신흥국에서조차 판매량이 부진했다.
무엇보다 애플이 반격이 뼈아팠다.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폭풍적 인기를 끌면서 애플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 동안만 7450만대를 팔아치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746억달러(약 80조7172억원)에 순이익은 180억달러(19조4760억원)를 달성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5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네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의 추락은 막았지만, 하이앤드 시장은 애플에, 저가시장은 중국에 밀리며 샌드위치 신세에 처했다. 지난 2011년 3분기 애플을 따돌린 지 3년 반 만에 상황은 정반대로 역전됐다. 위기감은 삼성전자를 엄습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갤럭시S6의 조기 출시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저가폰을 공급하며 투트랙 전략으로 현 문제점을 타개할 계획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특화기능을 갖춘 차별화된 제품을 준비 중이며, 중저가 제품은 메탈 채용, 슬림한 디자인, 아몰레드 적용 등 제품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타이젠도 인도에서 출격하며 시험대에 올랐다. 신흥시장에서 LTE-A의 성장이 전망되는 점도 고무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지만,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제품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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