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가구업계가 새 먹거리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주요 가구사들의 인테리어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자사 제품과의 연계는 물론 사업 연관성에 따른 시너지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규모는 10조원대를 넘어섰다. 또 인테리어와 맥을 같이 하는 리모델링 시장 규모 역시 지난 2010년 19조원대에서 올해 2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1990년대 후반 인테리어 시장에 일찌감치 발을 들인 한샘은 지난 2008년 인테리어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인테리어 브랜드 '한샘ik'를 출범했다. 리모델링에 필요한 주방 인테리어 요소인 가구와 바닥재, 창호 등을 망라해 제공하는 토털 인테리어 유통 브랜드를 표방한 한샘ik는 별다른 경쟁자 없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출범 첫 해 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한샘ik는 지난 2013년 1455억원을 거둬들이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제휴 인테리어 업체의 수도 3000여개로 급증했다. 지난해 가구 공룡 이케아 진출을 앞두고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진행된 인테리어 대리점 대형화도 80곳 중 36개소가 완료되는 등 향후 전망 또한 밝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의 경우 다년간 쌓인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건자재 사업을 바탕으로 원스탑 서비스 제공에 가장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특히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건자재 패키지 사업과의 시너지 역시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
건설사가 주도하는 B2B거래에서 B2C거래로 성공적인 재편에 성공한 현대리바트 역시 인테리어 시장 진출에 한창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토털 인테리어 매장 '리바트스타일샵'과 리모델리 전문매장 '리바트하우징'을 개설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샘ik 매장 내 쇼룸(왼쪽)과 리바트하우징 매장 전경(오른쪽)(사진=각 사)
까사미아는 '맞춤형 서비스'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5월 홈스타일링 브랜드 '씨랩(C_LAB)'을 론칭한 까사미아는 상담 고객에게 단순한 설명이 아닌 자체 제작한 3D영상물을 통한 상담을 제공, 실제 결과물에 대해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담 디자이너가 직접 상담을에 나서는 등 시공 종료와 사후관리(AS)에 이르는 밀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씨랩은 상대적으로 인테리어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이 달 들어서도 지난 25일까지 운영한 샘플하우스 2호점에 고객상담 70건, 수주율 60%라는 실적을 달성했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론칭 이후 월평균 100건의 고객상담과 실계약 성사율 75%를 달성하는 등 고객 반응이 좋은 상황"이라며 "기업형 브랜드의 표준 상품에서 만족하지 않고 차별화된 감각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특히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에넥스의 경우 인테리어 시장 진출보다는 해당 시장에 들어갈 가구에 집중했다. 지난 15일 본사 직영 인테리어 브랜드 '뉴스마트'를 출시한 에넥스는 인테리어 전반에 걸친 사항을 직접 제공하는 형태가 아닌 인테리어 제휴 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넥스는 가구만 공급하는 방식이다. 한샘IK의 초창기 사업 형태와 유사한 모습이다.
다른 가구사들이 제품뿐만 아니라 관련 건자재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를 선택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잠재력이 충분한 인테리어 시장이지만 다른 제조사들이 발빠르게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경쟁에 참여하기보다 제품 자체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
에넥스 관계자는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회사들과 무리하게 경쟁하기보다 타 업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라며 "잘 할 수 있는 가구사업에 집중해 인테리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겠다"고 말했다.
◇까사미아 '씨랩'(왼쪽)과 에넥스 '뉴스마트' 홍보 이미지(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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