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사 투자성향 평가체계 손본다
투자성향 평가, 항목별 '과락' 운영 고려..설명의무 악용 방지 '상대평가' 강화
2015-02-03 12:00:00 2015-02-03 12: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금융회사가 투자상품을 권유할 때 작성하는 투자성향 평가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감독당국이 평가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 투자에 대한 설명 의무가 없는 '부적합 확인서'를 받고 상품을 판매할 경우 성과급 산정을 낮추는 등의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3일 금융감독원은 금융사의 투자권유절차를 점검한 결과, 투자성향 평가가 미흡하거나 부적합 확인서나 투자권유불원 확인서를 부당하게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회사는 투자권유준칙에 따라 투자자의 성향을 초저위험~초고위험 등 5단계로 구분하도록 돼 있다. 투자자의 목적, 투자기간, 경험 등을 고려해 이를 점수화한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권유가 가능한 상품을 결정하는 식이다.
 
하지만 설문항목에 대한 점수를 단순 합산함에 따라 설문항목과 배점체계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 투자자 성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예를들면 일부 금융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은 고위험상품을 권유할 수 있도록 일부 항목의 배점을 근거 없이 높게 설정해 뒀다. 원금보존 의사를 밝힌 투자자에게 합산점수가 높다는 이유로 고위험상품을 권유하는 일도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권유절차가 투자자의 성향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수시 점검하도록 하고, 투자자의 목적에서 과도하게 벗어난 상품을 권유하지 않도록 평가체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원금보장을 희망할 경우 설문항목 합산결과와 상관 없이 저위험 상품만 권유하는 항목별 과락제도를 운영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금감원은 또 일부 금융회사에서 '투자권유불원 확인서'나 '부접합 확인서'를 규제회피 목적으로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이 별도의 투자권유를 원하지 않을 경우 금융회사는 투자권유불원 확인서를 받는다. 또 고객의 투자성향보다 고위험상품에 투자를 원할 경우 부적합 확인서를 받도록 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에서 부적합 확인서 등을 이용한 판매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며 "부접합 확인서나 투자권유불원 확인서를 받고 상품을 판매할 경우 직원 성과급 산정 점수를 상대적으로 낮게 부여해 투자권유 절차를 잘 지키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의 투자성향별 투자권유 가능한 상품(예시) (자료제공=금감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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