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상장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인 공시를 허술하게 관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업과 관리감독 책임자인 한국거래소 모두 공시 업무를 안이하게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깨끗한나라(004540)는 지난달 30일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을 각각 656조원, 7조원으로 공시했다.
당시 공시내용은 금액단위 '억원'이 잘못 기재된 것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회사측은 당일 공시내용에 오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늑장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담당자가 식사하러 가서 자리를 비웠다. 오는대로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지만 정정공시는 다음 거래일인 이달 2일에서야 나왔다.
지난해에는 기업공시를 관할하는 거래소가 중요한 상장기업의 공시를 허술하게 관리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제일모직 지분 매입을 두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때 제일모직은
삼성전자가 제일모직 지분 11.17%를 매수하면서 국민연금(지분율 10%)을 넘어 최대주주가 된 것이며 국민연금의 지분 변동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공시에는 마치 국민연금이 제일모직 지분 전량을 매각해 보유 주식이 전혀 없는 것처럼 돼 있다.
당시 제일모직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거래소에서 확인한 사항이고 담당자도 (공시내용이)맞다고 했다"고 답변했고, 거래소 측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제일모직 지분을 처분한 게 아니라 삼성전자가 새로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는 점을 확인시키자, 지적을 제기한 지 2거래일 만에 정정공시가 나왔다.
현재 거래소의 공시제도에 따르면 거래소가 요청하는 시간까지 정정공시를 하지 않으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지만 거래소가 인지하지 못하는 잘못된 공시의 경우 전적으로 기업에게 정정공시를 맡길 수 밖에 없다.
또 거래소의 실수로 공시가 잘못된 경우에도 마땅히 제재할 수단이 없는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적시즌에는 워낙 많은 공시들이 나오기 때문에 모든 공시를 꼼꼼히 확인하기에는 제한이 되지만 최대한 기업들의 공시가 잘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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