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유통가에 역대 최강급 어닝쇼크 바람이 불어 닥쳤다.
실적시즌을 맞은 유통업계는 업체들이 연이어 참담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롯데,
신세계(004170) 등 대기업들 마저 줄줄이 어닝쇼크 대열에 합류하면서 점점 더 침울해지는 분위기다.
백화점, 마트, 패션, 홈쇼핑 할 것 없이 초토화 상태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상보다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영업이익이 두 릿수 이상 하락한 업체가 수두룩할 정도다.
6일 업체별 실적자료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무려 20%나 급감하며 1조1884억원에 머물렀다. 매출 역시 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방어적 실적의 보루였던 백화점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하락한데다 마트 사업이 적자를 기록한 탓이 컸다. 게다가 중국사업은 부실점포 정리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실적개선 효과도 없었다.
이로인해 연간 해외사업 손실분은 2013년 1670억원에서 지난해는 2500억으로 확대됐다. 그야말로 국내외 모두 총체적인 난국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139480)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5830억원으로 전년대비 21%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두 자릿 수 이상 감소한 것은 지난 2011년 신세계에서 분사한 이후 처음이다. 신세계도 영업이익이 1900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7% 줄었다.
불황에도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던 홈쇼핑업계도 결국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업계 1,2위
CJ오쇼핑(035760)과
GS홈쇼핑(028150) 역시 작년 영업이익이 각각 1422억, 1414억원으로 전년대비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업황 불황, 신사업 투자로 인한 지출 확대 등을 감안 하더라도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업체들도 당황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워낙 악화된 탓에 세일만 되풀이 하다보니 마진율은 떨어지고 특히 백화점의 경우, 전통적인 고가 채널로서의 이미지 마저 실추되는 악순환만 반복됐다"며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더해 전략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실패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정부규제 등의 구조적인 문제, 아웃렛, 모바일 등 저가 소비채널로의 소비자 이동 등 변화의 흐름을 빨리 간파하지 못하고 대응이 미흡했던 것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해가 바닥이 아닐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올해를 준비하는 발걸음도 가볍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도 소비경기 침체, 업체별 경쟁 악화, 합리적 소비패턴 확대 등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실적부진 탈피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2~3년 간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마진율 개선을 위한 효율화작업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발굴과 적극적인 투자에도 함께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장의 출혈을 감안하더라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전제 하에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기존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에 대한 성과를 빨리 만들어내야만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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