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긴급 회담을 이틀 남겨 놓고 구제금융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란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8일(현지시간)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사진)가 첫 의회 연설을 통해 구제금융 연장 반대와 최저임금 인상, 민영화 중지 등의 기존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 국민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라도 이런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제금융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새 정부는 새로운 합의를 수행할 것"이라며 "구제금융 연장 대신 오는 6월까지 '가교협약(bridge agreement)'을 맺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프라스는 연봉이 1만2000유로 이하면 면세 혜택을 주고 내년까지 한 달 기준 최저임금을 751유로까지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안 또한 제시했다. 이 두 정책은 전 정부가 독일의 요구대로 긴축정책을 진행하면서 폐기했던 것들이다.
이처럼 치프라스 총리는 첫 의회 연설을 통해 기존의 반긴축·성장 기조를 재확인했으나, 그에 따른 유럽 지도층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나는 그리스에 돈을 갖다 받칠 용의가 없다"며 "그리스가 위기를 탈출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주기 위해 신용조건을 논의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에 단기 자금을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일축했다.
조지 파굴라토스 아테네대학 교수는 "치프라스는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 보다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했다"며 "이는 독일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오는 11일로 예정된 긴급 유로그룹 회의에서 금융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하루 뒤인 12일에는 치프라스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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