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불법호텔 영업 도시형생활주택에 '속수무책'
무허가영업 규제 방법 없어..파악도 어려워
벌금수준도 낮아 벌금 물면서도 영업 계속
2015-02-12 16:27:06 2015-02-12 16:27:06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홍대역 주변 A호스텔. 글로벌 호텔 예약 사이트에도 등록 돼 있다. 하지만 이 건물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지은 후 무허가로 숙박영업을 하는 중이다. 건물 1층에는 무허가 음식점을 차려놓고 영업하고 있다.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강남 테헤란로 옆에 위치한 B레지던스 호텔은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지은 다음 관할구청에 숙박업 변경을 신청했다가, 숙박영업에 구조적으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지난해 11월 받았다. 하지만 B레지던스 호텔은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월 의정부 참사에서 화재 취약함이 드러난 도시형 생활주택들이 서울에서 무허가 숙박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영업 방식은 온라인이다. 가격을 비교해 저렴한 숙박 업소를 고를 수 있는 온라인 호텔 정보 사이트들에는 무허가 숙박업소들도 예약을 받고 있다.
 
사이트 안에서 무허가 업소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런 사이트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이용한다. 
 
◇온라인 호텔정보 싸이트, 저렴한 가격의 숙박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무허가 숙박업체들도 등록되어 있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사진=홈페이지 캡쳐)
 
도시형생활주택의 무허가 숙박 업소 영업을 규제하기는 쉽지 않다. 관할구가 직접 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관할구가 행정조치를 할 수 있는 곳은 정식 등록된 숙박업소 뿐이다. 무허가 도시형생활주택 숙박업소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버젓이 광고를 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허가 숙박업소는 보건복지부 공중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받는다. 구청 관계자는 "무허가 숙박업소는 신고가 들어왔을 때만 위생과에서 사실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한다"며 "신고가 없을 경우 구에서 무허가 숙박업소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관할구에서 무허가 숙박업소를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조치가 바로 있는 것은 아니다. 위생관리법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한 구청 관계자는 "위반 행위가 누적되기 전까지는 벌금 규모가 크지 않다"며 "부담은 생기지만 벌금을 내면서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적극적인 무허가 숙박업소 신고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무허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숙박 영업 등록 여부를 확인하기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현재는 숙박업소 명칭이나 지번을 확인하고 관할구청에 숙박 영업 여부를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무허가로 숙박영업을 하는 것은 대형 참사 발생 가능성을 더 높인다.
 
 예를 들어 숙박업은 불연재료를 사용해 마감처리를 해야한다. 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건축 비용을 낮추기 위해 드라이비트(불에 타기 쉬운 스티로폼 사용) 공법을 사용한 경우가 많다.
 
의정부 참사 피해가 컸던 것도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한 외벽으로 불이 옮겨 붙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숙박영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소화기 등 화재안전기준을 갖춰야 하는데 무허가 숙박업소는 이를 지키고 있는지 파악할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홍대 주변에 위치한 A호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지어졌지만 무허가로 숙박 영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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